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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IT
[초점]“금융IT 거버넌스 전면적 개편 불가피”동일업무 2인 근무, IT자동화, 클라우드 도입 등 필요할 듯
김동기 기자  |  kdk@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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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29  23: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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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말~10월 초 장장 10일간 추석 명절 연휴. 다른 금융회사보다 차세대 IT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던 A은행은 연휴 모두를 쉬지 못했다.

자그마치 1300여명의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추석당일을 합해 앞뒤로 총 3일만 쉬고, 거의 모든 기간을 출근해야 했다.

앞으로 이같은 광경은 더 이상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의 근로시간 정상화 정책에 따라 이른바 ‘무제한 근로 허용’ 업종이던 금융권이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금융IT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금융IT 특성이 야간-연장-휴일근로가 많았다는 점에서 금융권이 무제한 특례업종에서 제외된다는 점은 ‘IT 거버넌스 체계’ 전체를 뒤흔들 메가톤급 이슈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BI코리아>는 지난 7월 31일 이후 금융권 안팎의 대응 및 예측 가능한 부분에 대해 정리해 봤다.

◆‘무제한 근로’란, 특례 폐지는 = 얼마 전 서울신문은 ‘건설·금융업 노동자 과로사 특히 많았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근로복지공단 2008~2017년 6월 처리한 뇌심혈관계 질환(과로사) 신청·승인 사건을 전수 조사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특히 과로사 다발 사업장 31곳 중 5곳이 금융 및 보험업이었다는 통계도 발표했다.

최근 버스기사의 졸음운전, 우편 집배원의 과로사 등 업종을 불문하고 사회문제로 부각하면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지난 7월말, 기존 26개 무제한근로 가능 업종을 축소, 10개만 남기고 16개 업종을 특례 대상에서 제외키로 여야 합의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59조는 장시간 근로가 불가피한 업종에 대해서는 주 12시간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해 별도의 한도없이 근로시간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무제한 근로가 허용되는 업종에서는 현행 근로기준법 기준 주 68시간을 넘어서, 100시간 이상 근로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동안 시중은행 IT본부의 경우 ‘시급하고 중요하다’는 이유로 야간, 철야 등 연장근로가 다반사였고, 특히 차세대 IT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에 투입된 외주업체, 시스템 운영 등으로 남겨진 자체 인력 및 계열사 IT회사 인력 등은 묵시적인 무제한 근로를 강요 받아왔다.

문재인 정부 정책 방향이 ‘근로시간 단축’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11월 근로기준법 개정은 금융IT 업계 전체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하태경 의원 사무실 관계자는 “근로기준법 개정 관련 발의안이 엄청 많다. 무제한근로 특례 대상 업종 축소는 근로기준법 여러 개정안 중 하나다. 의원들 사이 논의는 오가는 상황인데, 특례업종 축소 이후 예외조항을 두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국회 분위기를 전했다.

게다가 ‘금융회사 무제한 근로 대상 업종 제외’는 정규직, 비정규직, 외주 업체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파괴력을 가늠케 한다.

◆감독당국 움직임은 = 아직 근로기준법이 개정된 상황은 아니어서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의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러나 “단순 IT영역만 해당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법률이 개정되면 시행령 개정 등 다양한 검토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며 “전자금융감독 규정의 5·5·7도 변경도 불가피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즉 금융감독규정 전체에 대해 개정이 불가피하고, 그 중 IT부문 인력 및 예산을 규정한 5·5·7을 손질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5·5·7은 금융회사 전체 인력 중 5%는 IT인력으로, 이 IT인력 중 5% 이상은 정보보호 인력으로, IT예산 전체 중 7%를 정보보호 예산으로 확보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인력구조가 개편되는 만큼 인력 배치, 운용이나 인건비 등 금융회사 내부의 IT 관련 전면적 손질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금융회사 현장의 분위기는, 주요 검토 대상은 = 전면적인 인적 구조개편이 예고된 만큼, 금융회사는 전통적인 방식의 ‘단순한 IT조직 개편’으로 이 문제를 해석하기는 어려워졌다.

시스템 거버넌스와 차이를 보이는 ‘IT거버넌스’는 통상 수요, IT투자, 자원, 예산 및 비용, 프로젝트, 성과측정 등 다양한 방향에서 걸치고 있는데, 이 전 과정에 인력관리가 가장 핵심이기 때문이다.

구조화된 체계 내에서 ‘IT거버넌스’는 IT 전략위원회, IT 운영위원회, IT예산 프로세스, IT 조직구조, 프로젝트 추진위원회, SLA(Service LevelAgreement) 등을 동반한다.

이같은 구조 내에서도 ‘인력관리’가 중요한 핵심이라는 점은 배치, 운용, 예산, 조직, 성과평가, SLA 등에 전 방위로 걸치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금융회시가 당면할 현안으로 보면, ▲내부 인력 근로시간 준수 ▲외주인력 연장근로 수당 지급 확대 ▲또는 인력 추가 배치(단일 업무 2인 이상 근무 등) ▲계열 IT자회사 시스템 운영인력 체계 개편 ▲차세대 ‘IT시스템 개발’ 등 대형 IT투자 사업 및 단순 단위업무 개발 등 투입인력 확대 또는 유지 ▲이에 따른 분석, 설계 정교한 구성 등 다양한 파장이 예상된다.

즉 지금보다 늘어나는 ‘인력과 예산’이 가장 큰 고민이 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A라는 프로젝트 개발기간 1개월에 공수가 10M/M, 예산은 10억이었다고 가정하면, 그동안 10명의 인력이 필요했다.

이 10명의 인력은 1개월 동안 기본근로(주40시간) + 연장근로한도(주12시간) + 휴일근로(8~16시간)을 포함, 최대 68시간만 근로할 수 있다.

10명의 인력이 각각 최대 68시간의 근로시간을 투입하고도 프로젝트가 끝나지 않을 경우, ‘동일 사업에 대해 추가 발주’하거나 편법으로 사업명을 바꿔(통상 ‘고도화’ 등) 추가 사업에 나서야 한다.

그만큼 금융회사가 ‘대충 인력을 받아놓고 야근, 철야 등을 시켜오던 관행’은 줄일 수 밖에 없도록 IT사업에 있어 분석, 설계, 심지어 예상 기대효과까지 정교해져야 한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내부 인력 근로시간 준수의 경우, 단순 IT본부 차원에서만 해소가 어려운 점이 있다.

특히 최근 2~3년 동안 금융회사들은 ‘핀테크 대응’이라는 명분으로 또는 ‘급한 사업, 은행장 관심사항’이라는 말로 IT본부 인력은 ‘날을 새고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금융회사 본부부서와 IT부서 사이 이같은 무리한 업무 프로세스 전체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발생한다. 이 역시 ‘인력의 야근을 줄이려면 인력을 늘려야 하는 과제’로 귀결된다.

이 밖에도 내부 인력의 경우, 그동안 단일업무에 1인 업무담당자 배치가 ‘무제한 근로’ 특례가 폐지되면 ‘단일 업무 2인 배치’로 개편돼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업무도 알고, IT도 아는 전문가’를 “어떻게 2인 이상 배치하느냐” 과제는 금융회사의 적지 않은 고민이 될 전망이다.

◆해법은 없나 = ‘무제한 근로’가 금지되는 은행, 보험 등 금융회사의 고민은 그동안 지속 예산 축소 압박을 받아오고 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짜낼 마른 수건도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금융회사에서는 해당회사 노조 측과 IT본부 사이 현격한 시각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즉 노조는 원칙적 ‘무제한 근로 반대’라는 목소리만 낼뿐, 각론에 있어 IT본부가 처한 현실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회사 IT본부가 ▲경영진의 예산절감 압박과 ▲노조의 무제한 근로 반대 사이에 끼인 형국이다.

물론, 이번 ‘무제한 근로 금지’가 금융회사 IT본부만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회사 경영진이나 노조 모두 IT본부만 특혜를 주기 어렵다.

결국, IT본부 스스로 대내, 대외 IT거버넌스 체계를 전면 개편해 구조적인 체질을 개선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컨설팅 업체 한 관계자는 “IT본부와 본부부서 사이 ▲전면적인 프로세스 개선 ▲인력운용 대상 업무 재편성 ▲인력이 필요하지 업무에 대한 IT자동화 최대한 도입 ▲표준화 가속 등 개편을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프라이빗 클라우드 도입 등으로 동일 또는 유사한 업무에 대한 담당자를 지속 육성하거나, IT자동화 솔루션 등 개발로 인적 배치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해소가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다.

5·5·7 이후 가장 큰 파괴력으로 다가올 ‘무제한 근로 폐지’에 대해 금융회사 스스로 빠른 자구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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