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민은행이 첫 스타트를 시작한 ‘정보보호 통합 플랫폼’ 구축 사업이 올 하반기 예산 반영을 거쳐 내년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이 한국IBM, SK인포섹 등 국민은행 정보보호 통합 플랫폼 업계를 대상으로, 사전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최종 사업 추진 여부가 확정되지 않아 뭐라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은행 경영진도 통합 플랫폼 도입 또는 정보보호에 인공지능 가미 등 전략을 얘기하고 있어 가능성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이미 투자가 진행중인 국민은행 측 협조를 얻어 관련 업무요건 분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도 관련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움직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포착됐다.

한국IBM 한 관계자는 “지난 국민은행 사례를 놓고 신한은행측과 사전 약식 설명회 요청을 받았다”며 “내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지역은행 중 광주은행도 관련 투자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CISO로 선임된 오병진 부행장은 “국민은행 사례를 면밀히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왜 ‘정보보호 통합 플랫폼’ 인가 = 은행권의 이같은 관심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우선, 현재 국내 금융권 정보보호 구조가 이제는 계정계 시스템 만큼 복잡한 환경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정보보호 위기 대응, 고객정보 암호화, 데이터 분석, HTML5 등 웹 지원, 단말 보안 등 복잡해지고 요구사항도 많아지고 있다.

기존 단일 보안 솔루션 위주나 보안 정책을 그때그때 대응해서는 누더기 ‘정보보안’ 체계 운영 밖에 안된다는 게 금융권 결론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이번 정보보호 통합 플랫폼 구축 사업에 보안정책 연계 및 분석이 가능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며, ‘검색엔진’을 도입하고 ‘데이터 분석 기능’을 통합한다.

국민은행 정보보호 통합 플랫폼에는 룰 엔진이 탑재되며 대외 보안관제 및 금융보안원 등 대외계 시스템 연계성도 갖는다.

이는 대용량 처리시스템 하에서 웹 UI를 지원하고, 데이터 아키텍처 및 메타데이터 그리고 로그 분석 등을 위해 대용량 서버 및 대용량 스토리지를 필요로 한다.

전체적으로 은행 계정계 시스템을 연상케 한다. 즉, 금융권이 보안영역 전용 ‘계정계 시스템’을 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아울러 금융권이 ‘예측 가능한 보안시스템 구축’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정보보호 통합 플랫폼에 인공지능 및 예측 분석 관련 기능이 대거 탑재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예를 들어 ▲전체 보안시스템의 데이터 수집 및 연계 분석 ▲위협행위의 연계 분석 ▲위협시나리오(Rule 분석) 정의 및 사용자 정의 검색기능 구현 ▲개별사용자 행위분석 등이다.

덧붙여 대형화 된 금융지주사 체제에서 통합 플랫폼에 대한 니즈는 절실해 보인다.

‘투 뱅크’ 전략을 구사중인 JB금융그룹, BNK금융그룹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이들 지역 금융그룹이 정보보호 통합플랫폼에 관심을 갖게 될 경우, 금융그룹 차원에서 통합 플랫폼을 마련하고 각 자회사 은행별 단위 구축하던 ‘정보보호 솔루션’을 ‘통합 구매->구축->운용’하는 시너지가 극대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 전체가 정보보호 통합 플랫폼 구축 대상이 될 수 있다.

금융IT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더 이상 이것저것 체계도 없이 도입하던 보안솔루션 구축에 은행들이 위기감을 갖게 됐다는 의미”라며 “보다 고도화된 정책을 통해 보안 체계 구조를 합리적으로 운용하는 첫 발이 정보보호 통합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국민은행 사업자 선정에는 삼성SDS, 한국IBM, 한국HP, SK인포섹 등이 제안에 참여한 바 있고, 티맥스소프트 등도 관련 시장에 적지 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