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가 2010년 비즈니스 화두로 ‘성장’을 내걸었다. PC, 프린터, 서버, 스토리지, 서비스 등 HP가 펼치고 있는 모든 사업부문에서 매출과 수익,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한국HP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IT 업체들이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렀으며, 2010년에도 뚜렷한 호재 부족으로 시장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한국HP의 이 같은 선언은 매우 공격적인 전략을 펼칠 것임을 예고한다.

◆1천대 기업 시장에서 수주금액 2배 증대 목표 = 한국HP는 1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퍼스널 시스템 그룹 ▲이미징 프린터 그룹 등 3개 사업부문별로 2010년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먼저 서버, 스토리지, 서비스, 소프트웨어 등의 사업을 맡고 있는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부문은 ▲‘G1K’ 집중 공략 ▲‘컨버지드 인프라’ 확산 본격화 ▲EDS를 앞세운 서비스 사업 강화 등의 전략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G1K는 본사에서 주요 타깃으로 선정한 ‘글로벌 1000대 기업’으로 여기에 포함된 국내 기업 30곳을 집중 공략한다는 내용이다. 한국HP 측은 “전세계 1,000대 기업이 전체 IT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이른다. 여기에서 시장점유율 1%만 높이면 4조원의 매출을 새로 창출할 수 있다”며 이같은 전략을 펼치는 이유를 밝혔다.

글로벌 1000대 기업은 HP 글로벌전담팀이 지원하는 250여개의 코퍼레이트 어카운드(Coporate Account)와 나머지 750여개의 엔터프라이즈 어카운트로 구성돼 있다. 코퍼레이트 어카운트에 포함된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 SK텔레콤, 신한금융지주 등 3개사이다. 함기호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영업 총괄 부사장은 “2~3년안에 국내 코퍼레이트 어카운드 수를 6개 이상 늘리고, 아태 지역의 경우 2012년까지 G1K 부문에서 수주 금액을 지금보다 2배 늘리고, 시장점유율도 40%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부문의 2010년 주요 타깃 시장은 ▲그린IT, 가상화, 콘솔리데이션 등 데이터센터 트렌스포메이션 ▲클라우드 컴퓨팅 ▲컨버지드 인프라 ▲IBM 메인프레임 및 썬 유닉스 서버 등이다.

◆컨버지드 인프라 전략, 전사적으로 드라이브 = 이 가운데 컨버지드 인프라(Converged Infrastructure) 사업에 전사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컨버지드 인프라는 HP가 기존 어댑티브 인프라에 이어 최근 새로운 IT 비전으로 내세운 것으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관리, 파워 및 쿨링 등 모든 IT 자원을 ‘블레이드 시스템 메트릭스’라는 플랫폼에 한꺼번에 담아 제공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부문 중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전인호 전무는 IDC의 조사자료를 인용해 “오는 2012년 컨버지드 인프라 시장은 30빌리언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시장의 공략 이유를 밝혔다. 네트워킹 장비, 서버, 스토리지 등 각 부문의 성장률은 미미하지만 이들 3개 부문이 중첩된 컨버지드 인프라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IDC에 따르면 네트워킹 장비는 2008년 60빌리언에서 2102년에는 66빌리언으로, 서버는 57빌리언에서 58빌리언, 스토리지는 31빌리언에서 34빌리언 규모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HP가 컨버지드 인프라 사업에 적극성을 띠는 이유는 앞으로 높은 시장 성장세가 예상되는 점 외에 네트워킹 장비의 마진이 서버나 스토리지에 비해 월등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다 HP 자체 네트워킹 장비인 프로커브와 최근 인수한 쓰리콤을 앞세워 시스코를 견제하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분야는 이러한 컨버지드 인프라 외에 스토리지 가상화, x86 서버 및 메인프레임의 교체 등 인프라 현대화 작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EDS,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로 조직 개편 = 한국HP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부문은 이러한 시스템 외에 2010년에는 지난 2008년 인수한 EDS를 앞세워 서비스 사업에 본격 나선다는 전략이다. 2010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1월에 기존 EDS에서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로 조직을 개편한 점은 이러한 의지를 뒷받침한다.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부문의 최승철 전무는 “EDS의 강점으로 꼽히는 IT 인프라 아웃소싱과 BPO, 그리고 컨설팅, SI 등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펼치겠다”고 밝혔다. 또 “오라클, SAP,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제휴해 패키지 기반의 컨설팅 사업을 강화하고, 강세를 띠고 있는 금융, 제조 외 운송, 헬스케어, 유틸리티 등 새로운 시장의 개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HP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부문은 2010년에 소프트웨어 사업 강화의 뜻도 분명히 했다. 그동안 하드웨어에 부속됐던 영업 모델에서 탈피해 직접 고객 발굴 작업을 강화하고, 기술력있는 소프트웨어 업체를 중심으로 채널 모델을 다시 정립한다는 방침이다.

한국HP는 2010년에 집중할 소프트웨어 분야로 ▲통신 특화 솔루션인 CMS ▲아카이빙 및 데이터보호 솔루션인 IM ▲오픈뷰, 머큐리, 옵스웨어가 포함된 BTO ▲네오뷰를 대표로 하는 BI 등을 꼽았다.

◆SW 집중 분야는 CMS·IM· BTO· BI 등 = PC, 노트북 등을 담당하는 퍼스널시스템그룹은 2010년 전략으로 ▲공공 및 행망 시장 점유율 향상 ▲프린터 사업부와 협력해 소매 영업 활성화 ▲중소기업 커버리지 강화 ▲씬 클라이언트, 리테일 POS, 터치 모니터 등 신개념 제품 영업 본격화 ▲체험 마케팅ㆍ 블로그 커뮤니케이션과 서비스 강화로 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을 내세웠다.

프린팅 솔루션을 공급하는 이미징프린팅그룹은 2010년에 ▲전산용품 사업의 매출을 높이고 ▲오피스 프린터 시장의 공략을 강화하며 ▲최근 확대되고 있는 A3 컬러레이저 및 플로터, 그래픽, 리테일 포토 등의 사업에 역점을 둔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