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최근 새로운 IT 비전으로 ‘컨버지드 인프라(Converged Infrastructure)’를 내놨다. HP의 컨버지드 인프라는 한마디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관리 소프트웨어, 파워 및 쿨링 등 모든 IT 자원을 묶고 이를 ‘블레이드 시스템 매트릭스’로 구현하는 것이 뼈대를 이루고 있다. 기존 사일로(Silo) 형태의 독자 운영에서 벗어나 공유 서비스, 매니지먼트, 프로비전을 지향하는 컨버지드 인프라는 IT 활용도 향상, 비용 절감, 고품질 서비스의 신속한 개발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전체 인프라의 통합과 조화 지향ㆍㆍㆍ‘개념이 아닌 실제’ = 이러한 컨버지드 인프라는 그동안 HP가 제시해온 인프라 전략인 어댑티브 인프라(AI)에서 좀더 진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맞는 IT환경을 동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점에서는 똑같지만 HP가 보유한 인프라의 전사적인 통합과 조화를 지향하고 있으며, 궁극적인 인프라 통합 솔루션으로 ‘블레이드 시스템 매트릭스’라는 것을 새로 제시하고, 최근 쓰리콤을 인수해 네트워킹 솔루션을 강화한 점은 컨버지드 인프라의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개념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고 지금 당장 구현할 수 있으며, 그것도 개별적이 아니라 한꺼번에 인프라를 혁신할 수 있는 것도 컨버지드 인프라의 차별성으로 꼽힌다.

컨버지드 인프라의 구현요소는 ▲인프라 운영 환경 ▲플렉스 패브릭 ▲적응형 자원 ▲데이터센터의 스마트 그리드 등 크게 4가지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로 ▲가상화 ▲탄력성(Resilient) ▲오케스트라 ▲최적화 ▲모듈화 등 5가지를 갖추고 있다.

인프라 운영 환경은 공통 서비스의 관리를 구현하는 것으로 이를테면 블레이드를 예로 들 수 있다. 또 적응형 자원은 메모리,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IT 자원을 가상 컴퓨팅 환경에서 동적으로 확장하거나 줄일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데이터센터의 스마트 그리드는 모든 시스템의 자원과 설비의 에너지를 지능적으로 관리한다.

HP는 이러한 컨버지드 인프라를 실현하는 요소로 ▲지능적 포트폴리오 ▲개방형 통합 ▲전문기술 등 3가지를 내세운다.

지능적 포트폴리오는 HP가 서버, 네트워킹, 스토리지, 글로벌 IT 서비스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이런 솔루션들이 전세계적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HP 측의 주장이다.

개방형 통합은 파트너와의 에코시스템을 강조한 것으로 HP 플랫폼이 오라클, SAP, 마이크로소프트, 리눅스, 버추얼 머신, 버추얼 데스크톱 등의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내세운다. HP는 전문기술로 ▲데이터센터 트렌스포메이션 ▲핵심 시설의 설계 ▲애플리케이션 현대화 ▲파이낸싱 등을 강조한다.

◆‘블레이드 시스템 매트릭스’로 바로 구현 가능 = HP는 이같은 컨버지드 인프라는 ‘블레이드 시스템 매트릭스’라는 솔루션을 활용해 지금 바로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블레이드 시스템 매트릭스는 파워 및 쿨링, 버추얼 커넥트 등 네트워크 I/O 가상화, 인사이트 등 관리 소프트웨어, EVA 등 스토리지, 블레이드 서버 등을 모두 갖춘 통합 솔루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수분 안에 구현하며, 데이터센터의 생산성을 100% 높여준다는 게 HP 측의 주장이다.

예를 들면 한대의 서버를 구성할 경우 과거에 현업 요구->주문->제품 공급->테스트->설치->가동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쳤다면, 컨버지드 인프라 환경을 구축하면 미리 갖춘 간편하고 재사용할 수 있는 탬플릿과 신속한 프로비저닝, 물리적 및 가상 서버의 일관적인 통합 관리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서버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HP는 내부 테스트 결과를 들어 전통적인 방식으로 33일 걸렸던 서버 구성 작업을 컨버지드 인프라를 적용해 108분안에 완료하고 수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HP는 컨버지드 인프라 환경에서 이처럼 신속하게 서버를 구성할 수 있는 기술로 특히 버추얼 커넥트라는 네트워크 I/O 가상화 기술과 인사이트 오케스트라 등 관리 소프트웨어 등을 내세운다.

버추얼 커넥트는 서버와 외부 LAN과의 연결을 자동화하고, 동적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네트워크 엣지와 케이블, NIC 및 스위치의 비용을 크게 절감시켜준다. 인사이트 오케스트라는 HP가 인수한 데이터센터 자동화 솔루션인 옵스웨어의 기능을 일부 담은 제품으로 원하는 서버나 스토리지 등 시스템의 사양을 몇 번의 클릭 작업으로 매우 손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해준다.

HP는 컨버지드 인프라를 실현하는 가장 적합한 플랫폼으로 ‘블레이드 매트릭스’를 내세운다. 특히 블레이드 시스템의 주력 기종으로 유닉스 블레이드 시스템인 c7000을 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HP 측은 “현재 블레이드는 가장 성장이 빠른 IT 플랫폼이며, 유닉스 서버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한 높은 편”이라면서 “블레이드와 유닉스를 결합한 유닉스 블레이드가 앞으로 크게 늘 것으로 판단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PaaS형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 구축에 적합 = HP는 이러한 블레이드 시스템 c70000과 버추얼 커넥트와 같은 I/O 가상화, 인사이트 등 시스템 관리 소프트웨어, 스토리지, 서버 등을 하나의 박스로 묶어 특히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요즘 일부 업체들이 내놓고 있는 PaaS형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 구축에 매우 적합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SDS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c7000을 도입해 내부 테스트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