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수익율 산출 총력…비공식적 8월 착수 검토

올해 금융IT 최대어 국민은행(은행장 윤종규) 포스트 차세대 개발 사업이 빨라야 오는 8월 시작될 전망이다.

27일 국민은행 고위관계자는 “오는 3월 이사회에 포스트 차세대 관련 사업 및 예산승인을 제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측은 구체적인 이유나 배경은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업계에서는 은행주총 등 일정을 종합, 3월 14일 이사회 부의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가 은행 안팎으로 간간히 흘러나왔다.

최근 포스트 차세대 기반 기술셋을 ‘C’에서 ‘자바’로 교체하면서, 컨설팅 결과를 대폭 수정해야 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추론중이다.

◆사전 정지작업 등 물리적 일정 더 필요 = 우선, 국민은행이 이사회 부의를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사전 정지작업이 필요하다.

통상 국민은행은 차세대 IT시스템과 같이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사업에 대해 ▲컨설팅 완료보고회를 비롯해 ▲‘IT운영위원회’ ▲은행 본부 본부장급 이상 설명회 ▲경영협의회를 거쳐야 이사회 부의로 이어지는 절차를 운영한다.

또 이사회 부의 전 사전 설명 자료를 제작, 사외이사 한명씩을 찾아 충분한 공감대를 이끌어야 한다.

물론, IT운영위원회나 본부장급 이상 설명회 등은 약식으로 처리하고 곧바로 경영협의회에 안건을 상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2500억 이상 투자되는 막대한 규모를 놓고 실무를 맡아 지원받아야 하는 본부부서 및 IT부서장 운영위원회를 약식 처리하는데 무리가 있다는 게 일반적이다.

이사회에는 사업 및 예산 승인을 모두 준비하는게 통상적인 방식이다.

‘국민은행 포스트 차세대’에 대한 사업 내용 설명을 비롯해 예산 수립 내역, 향후 투자수익율 등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은행권의 경우 IT투자수익율을 추출할 때에는 조달금리 등 각종 수학적 방법을 반영한 복잡한 산출방식을 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진(MPV), 내부수익율(IRR), 리스크 반영 가중조달 자산 등을 반영해야 구체적인 투자수익율 산출이 가능하다.

◆갑자기 변경된 차세대 개발언어, 추가 시간 필요 = 그러나, 이같은 수치를 반영한 ‘컨설팅 완료보고서’는 2월초 자바로 포스트 차세대 기간 개발언어를 바꾸면서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 졌다.

이른바 ‘투자수익율 숫자’ 없이는 앞서 설명한 ‘IT운영위원회’, 설명회, 경영협의회, 이사회 부의가 사실상 어렵다.

지난 2007년, 경험을 떠올리면 당시 국민은행이 이 투자수익율 분석을 빼고 이사회에 부의했다가 사업 전체가 반려된 바 있다.

즉 국민은행은 자바 프레임워크로 변경에 따른 개발비, 인건비, 각종 소프트웨어 가격, 서버 및 스토리지, 임대료 포함 부대비용 등을 산출하고 이를 투자했을 때 향후 ROI, 이 비용을 조달하는 데 드는 금리, 이 금리 구조내의 마진 및 내부수익율 계산, 리스크 반영 가중조달 자산 방식의 구체적인 ‘투자수익율’ 변경이 불가피 하게 된 것이다.

정리하면, 국민은행 포스트 차세대는 각종 회의를 거치면서 ‘합의 및 동의’를 얻는 절차, 이를 위해 필요한 투자수익율 분석을 도출하지 못해 오는 3월 14일 이사회 부의가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4월 이사회 그리고 오는 8월 여름 휴가기간 킥오프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작년 12월, 국민은행 포스트 차세대 컨설팅 결과에 따르면 ▲상품처리계 슬림화를 골자로 하는 ‘상품처리계 유연성 확보’ ▲기존 DBMS와 빅데이터 분석 체계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형 EDW 구축 ‘정보계 분석환경 고도화’ ▲오픈플랫폼·오픈API 대응 ‘개발형 플랫폼’ ▲그룹 마케팅 허브 구축의 ‘고객중심 마케팅 지원체계 구축’ ▲‘비대면 채널 강화’ ▲‘미래성장 기반 고도화’ 등 6대 추진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