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행장 윤종규)의 포스트 차세대 시스템 본격 착수에 앞선 준비작업이 비교적 순항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은행 경영진이 비용절감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사업범위는 다소 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5일 국민은행 및 업계에 따르면, IT그룹은 오는 3월 14일 이사회 사업 및 예산승인을 위해 사업범위 그리고 예산조정 등 사전 정지작업에 한창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오는 3월 14일 이사회에서 사업 및 예산승인을 받은 후 곧바로 제안요청서 배포 등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앞서 2월말~3월초 사이 컨설팅 완료보고회 및 IT운영위원회 그리고 경영협의회 대응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사업예산 2500억 이상에서 2500억 미만으로 줄어드나? = 이같이 일정이 다소 조정되는 배경은 국민은행 경영진의 사업예산 등 경비절감을 내세우는 게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민은행은 김포 전산센터 신축, 국민은행 및 KB국민카드 차세대 등을 합해 지주 차원에서 적어도 7000억 +α 투자를 예고중이다.

은행 경영진은 이같은 막대한 투자가 다소 부담스럽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은행 경영진이 ‘경비절감’을 내세우는 배경은 이렇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약 2800명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구조조정 비용으로 국민은행은 총 8000억 가량을 소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력감축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올 1월 들어 국민은행 및 KB금융지주에 대한 펀더멘탈이 크게 상승, 지난 1월 25일 종가 기준 KB금융지주(4만 6300원)가 최근 3년래 처음으로 신한금융지주(4만 5800원) 주가를 처음으로 넘어서게 됐다.

지난 3일 현재는 KB금융지주 주가는 4만 7550원, 신한금융지주 종가는 4만 6200원을 기록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월 25일은 KB금융그룹에게 기념비적인 날이다. 금융계열사 모두 고른 성적표를 내고 있고, 현대증권 인수 효과, 최대 인력구조 개편이 맞물려 증시 펀더멘탈이 크게 상승 중”이라고 표현했다.

이 얘기는 재무통 출신 윤종규 회장 등 그룹 경영진이 7000억 +α의 IT투자 계획을 다소 부담스러워 하게 되는 배경이 된다는 아이러니를 유발한다.

이같은 업계 주장에 대해 국민은행 IT그룹은 공식 부인했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맥킨지 등 컨설팅에서 ‘미래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IT효율화를 강조하고 있다. 클라우드, 디지털라이제이션 등이다. 경영진도 지난 1월 경영진 워크샵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금융 디지털화를 경영화두로 던지고 있다”며 “포스트 차세대 사업범위가 다소 조정될 수 있어도 포스트 차세대 전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경영진이 말하는 ‘금융 디지털라이제이션’은 결국 현 메인프레임 기반 플랫폼을 보다 유연하게 다듬어야 하고 그 방법은 포스트 차세대에 있다는 설명이다.

◆PPR 범위 축소說, 기술요소 설명회 등 마쳐 = 은행측 부인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 움직임은 다소 둔해졌다. 우선, 사업예산 축소 얘기가 들려온다.

은행측은 당초 2500~2800억 포스트 차세대 투자를 예고했으나, 최근에는 ‘재사용성 최대 확보’를 전제로 2500억 미만으로 축소할 것이라는 소문이 적지 않게 들리고 있다.

특히 PPR(Process & Paperless Revolution) 투자가 유동적이다.

당초 국민은행은 윈도 10 대응, 핀테크 관련 고객접점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2017년 시범점포 50개부터 시작해 내년 200개씩 PPR 대상 지점을 늘리면서 적어도 1000~2000억 이상 투자를 예고했으나, 최근 소식에 따르면 윈도 10 대응 200억 안팎 투자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은행 IT그룹은 PPR이 포스트 차세대 범위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포스트 차세대 범위가 축소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게 은행 입장이다.

그러나 파격적, 혁신적 투자를 포스트 차세대에서 구현하겠다는 은행 전략은 다소 주춤해 보인다.

한편 국민은행은 지난 1일 17일부터 2월 3일까지 차세대추진부 직원 약 30여명을 대상으로 총 13개 업체 ‘기술요소 설명회’를 마쳤다.

1월 17일 I사(유닉스 서버, 스토리지, DBMS), 1월 18일 E사(스토리지, 리눅스 서버), 1월 20일 O사(DBMS, EAI), 1월 20일 H사(스토리지), 1월 23일 I사(MCI/통합단말), 1월 23일 T사(EAI), 1월 24일 T사(차세대 구축, 프레임워크), 1월 24일 T사(DBMS), 1월 24일 B사(차세대 구축), 2월 1일 H사(클라우드, 유닉스 서버, 리눅스 서버), 2월 2일 LG CNS(차세대 구축, 클라우드, 프레임워크), 2월 2일 C사(프레임워크), 2월 3일 SK(주)C&C(차세대 구축, 클라우드, 프레임워크) 등 순으로 진행됐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