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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최순실 게이트’ 결말을 삼성은 몰랐을까?[인문학으로 보는 IT세상]
김승호 BI코리아 편집위원  |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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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7  15: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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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관련한 CEO리스크 발생 가능성 높아져
차세대 먹거리 ‘커넥티드 카’ 전략에 부정 영향 불가피


   
 

재난의 신호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면 대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정치권력도 그렇고 경제체제도 마찬가지다.

기업도 그 시그널을 제 때 파악하지 못해 몰락의 길로 접어드는 일을 역사는 수많은 경우를 들어 증명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파국을 경험하는 일은 인간사회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책 ‘문명의 붕괴’에서 문명이 붕괴하는 일을 다음의 4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문제발생을 예측하지 못해서 붕괴하거나, ▲예측은 했지만 일어난 문제를 인지하지 못해서 쇠락하거나, ▲예측도 인지도 했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과정에서 무너지는 경우 ▲그리고 해결 노력 자체의 실패로 문명이 사라지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특히 실패한 사회는 모두 기존의 가치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데도 그것에 집착한 결과라고 다이아몬드는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의 권력붕괴는 어디서 기원하고 있을까?

40년 동안 도움을 준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예측하지 못하거나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일 것이다.

모든 공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체육 행정은 물론 외교, 국방, 문화 등의 행정부서와 재계 그리고 연예계까지 그 가지를 다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다방면에서 농단한 사람을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은 스스로 무능함을 강변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충분히 파악은 물론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인 답변일 것이다.

그렇다면 예측도 하고 인지도 했는데 해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까, 아니면 최선의 해결방안을 찾아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것일까?

지금까지 검찰 수사와 언론보도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그것도 어불성설이다.

현직 대통령이 최순실이라는 한 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을, 최순실은 대통령의 참모들의 권력을 호가호위하듯이 사용한 결과가 최근 밝혀지고 있는 국정농단의 실체이다.

따라서 국가권력은 애초부터 이 사건을 막아내려는 의도도 의지도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일부 참모들은 적극적으로 대통령의 부적절한 행위를 마치 정당한 통치행위처럼 이해하고 손과 발이 돼 견마지로를 아끼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현재 정치권의 최대 화두가 돼 탄핵 등의 법적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검찰은 최순실과 대통령의 일부 참모들을 기소하고 법정에서 드러난 범죄사실을 밝힐 계획이다.

또한 대통령의 뇌물죄 기소를 위한 증거 확보를 위해 국민연금과 면세점 선정과 관련 롯데그룹과 SK그룹, 기획재정부, 관세청 등을 압수수색했다.

한마디로 전방위적으로 대통령의 뇌물죄 입증을 위해 수사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 그렇다면 삼성은?
이 한가운데 삼성이 존재한다.

삼성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방계의 계열사를 통해 출연했다. 대기업 53개사가 낸 774억원 중 26%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이와 함께 최씨가 독일 현지에 세운 법인에 한화 35억원(280만 유로) 상당을 직접 전달했으며, 향후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룹의 리더 이재용 부회장은 대통령과 독대를 했으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도움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검찰은 압수수색과 함께 전직 보건복지부 장관 문형표씨와 홍완선 국민연금 본부장을 불러 밤샘수사를 벌였다.

이러한 거래 및 출연과 관련한 불법성 내지 압박에 대한 최종 결정은 검찰 수사와 특검 및 국정조사 등의 남은 절차 과정에서 최대한 밝혀질 것이다.

문제는 글로벌 기업이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국가권력과 부적절한 거래를 해가면서 저렴한 비용의 경영권 승계 구조를 만들려고 주주들의 이익을 희생시켰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점이다.

삼성그룹은 지난 15일 야심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룹의 장기 성장동력을 자동차 전자장비 산업에 맞추고 80억 달러(9조 4400억원)을 들여 하만을 사들인다고 밝힌 것이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사들인 이유는 ‘커넥티드 카’ 시장을 염두한 것이다.

‘커넥티드 카’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쌍방향 소통을 하면서 도로를 주행하는 다른 차량은 물론 교통과 통신 인프라 등을 무선으로 연결해 사고를 예방해주고, 실시간 교통정보와 원격 차량 제어와 관리 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 시장은 30조원이었지만 2020년이 되면 140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블루오션에 해당된다.

삼성은 삼성전자의 특장점을 활용해 자율주행자동차 및 전기자동차 이후의 자동차 연관 산업에서 확실한 리딩을 견지하기 위해 위와 같은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그런데 그 발표가 있고 난 뒤, 바로 검찰의 압수수색과 수사를 받아야 할 형편에 처하고 말았다.

실질적인 그룹의 총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데 삼성에겐 이 문제만 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핵심사업과 관련, 쓰라린 실패를 최근 겪었다.

겔노트7의 배터리 문제로 인한 단종과 전량 회수를 결정한 것이다. 이 여파는 매출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 브랜드 이미지 자체도 악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중국시장에서의 신뢰 상실에 따른 매출 감소와 그로 인한 중국 현지 공장 인력의 감축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사 애플은 반사이익을 챙기는 한편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내에 애플의 공장을 만들기 위해 세제 혜택까지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애플의 아이폰 조립을 전담하는 대만의 폭스콘은 미국 내에 공장 건설을 위한 다각적인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그런데 삼성은 경쟁사와의 향후 스마트폰 대전을 준비해야할 시간에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CEO리스크와 정부와의 부적절한 거래로 인한 부패리스크를 동시에 해결해야할 상황에 처해있다.

# 그렇다면 삼성의 활로는?

삼성이 선제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당분간 없어 보인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 여부 그리고 검찰의 뇌물죄 수사와 특검, 국정조사 등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기 위한 절차가 산 넘어 산처럼 놓여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면서 나타나는 문제들에 대해 수세적 입장에서 자신들을 방어하는 논리를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삼성그룹은 대외 이미지를 상당부분 훼손되고 말 것이다. 이 사건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겠지만,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을 때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한 번도 감당하지 않았던 비판과 시장의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룹의 실질적 리더에 대한 법적 책임도 물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검찰이 제기하는 관점에서 이뤄진 것이 사실이면 말이다.

물론 이런 상황을 삼성은 다 예상하고 있었을는지도 모른다.

최순실 게이트의 파장과 결과를 몰랐다고 하는 것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삼성의 정보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될 것이다.

오히려 불법적 행위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고도 남는 이익이 크다면, 삼성은 단기적으로 발생할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

박근혜 정부의 한국이 초헌법적이고 초자본주의적 상황이라는 것을 삼성도 파악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하다. 특히 정치권의 급격한 지각변동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삼성의 바람대로 정리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김승호 BI코리아 편집위원>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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