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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IT자본, 은행지분율 높일 수 있을까?[인문학으로 보는 IT세상]
김승호 BI코리아 편집위원  |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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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0  17: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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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경쟁력에 도움 줄 DNA 가진 IT기업 우선 적용
권력과 결탁하기 쉬운 산업자본 전반에 기회줄 순 없어

 

   
 

은행 관계자들은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는 은행업이 새로운 형태의 업종으로 변모하거나 새롭게 등장할 비즈니스 모델에 흡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세기 문법으로 움직이는 은행산업이 이미 한계에 달했고, 핀테크와 빅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기술 중심의 세력에 의해 은행업의 미래가 큰 변화가 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외 은행의 CEO들은 입을 모아 IT를 은행산업의 핵심 기술이자 자원이라고 떠받들듯 말하고 있고, 기존 인력도 코딩이 가능한 인력으로 점차 바꿔나가겠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전업은행의 인가가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은행들의 핀테크에 대한 열망은 단순한 기대를 넘어서, 산업의 명운이 모두 걸려 있는 승부처처럼 인식되기 까지 하다.
 
그런데, 현실에서의 IT는 그렇지 않다.

말은 무성하지만, 은행 내부에서의 위상은 좀처럼 변화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은행 구성원들은 IT를 기술 지원이라는 부수적 자원으로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 은산분리 완화?

이런 가운데, 최근 인터넷 전업은행 인가를 눈앞에 두고 ‘은산분리’가 뜨거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IT기업의 의결권 지분율을 높일 수 있도록 걸림돌을 제거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직접적 당사자 K뱅크와 카카오 뱅크에 투자한 KT와 다음카카오는 물론 핀테크 산업협회는 협회 차원의 성명서를 별도로 발표하면서, 은행법 개정을 통한 은산분리 규정 완화 여론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은행법에 따르면 산업자본은 총 7%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지만 의결권 지분은 4%로 제한돼 있다.

따라서 인터넷 전업은행의 경우, 참여하고 있는 IT기업의 특장점을 살린 은행 경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은행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전통적인 은행과 인터넷 전업은행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IT기업이 잘할 수 있도록, 조직 장악력 및 전략 추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의결권 지분을 높여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20세기의 시선으로 은행을 보면 그동안 정치권이 제기한 은산분리는 분명 납득이 될 수 있는 조항이다.

산업자본에 의해 은행이 지배될 경우의 폐해를 20세기 내내 세계 곳곳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세기의 문법으로 운영되던 금융산업은 그 한계를 빠르게 노정하고 있다.

기술, 특히 소프트웨어가 세상의 중심으로 자리하면서 세상을 바라볼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도 변화하는 환경을 수용해 관련 법규의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의 20대 국회 정무위원회의 분위가가 바로 그렇다.
 
새누리당의 강석진, 김용태 의원이 발의한 ‘은행법 개정안’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한도를 50%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의 정재호,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이 각각 내놓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은 산업자본의 지분한도를 34%까지 완화하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던 정치권 내부의 시각이 서서히 교차점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은행법 개정을 추진하던 금융위원회도 야당의 특례법안 제시에 대해 반색하고 있다.
 
다만 새누리당은 인터넷은행 이외의 은행에 대해서도 산업자본의 의결권 지분을 높일 수 있도록 은행법 개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산업자본 전반에 지분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주면 또 다른 경제적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한 야권은 은행법 보다는 인터넷전문은행에 국한하여 IT기업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도록 완화된 은산분리의 시각을 밝힌 것이다.
 
어찌됐든 여의도 정가에서 은행에 대한 산업자본의 지분율을 높이는 것과 관련, 전향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인터넷 전업은행을 준비하는 기업은 물론 핀테크 관련 업계에서도 환영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최순실 게이트가 걸림돌?

하지만 진행상황 모두가 밝은 전망을 내놓는 것은 아니다.

지난주 국회 정무위 회의에서 최근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관련, 야당의원들은 인터넷 전업은행에 대한 최순실 씨의 개입을 질문했고, 임종룡 부총리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고, 관련해서 언론의 보도가 이뤄진 상황에서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이지만, 관련업계에선 혹시라도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은행법 개정안 내지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안 등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청와대와 국회가 일촉즉발의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업계는 관련 법안의 진행을 노심초사하며 바라보고 있다.

# 산업자본의 지분율, 문제의 핵심은..

금융자본에 의한 산업자본의 지배는 ‘금융 자본주의’ 폐해를 양산한 바 있다.

20세기 초 독일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였던 힐퍼딩은 ‘금융자본론’을 통해 산업자본과 은행자본의 결합된 금융자본의 운동이라는 측면에서 독점자본주의를 설명한 바 있다.
 
20세기 초반, 미국과 일본의 은행들은 산업자본의 지배에서 자유롭지 못해, 자본의 분배과정에서 왜곡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즉 은행을 지배하는 산업자본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은행의 여신을 독점한다든지, 불공정하게 자원배분에 간섭해 경제정의가 무너지는 일이 자주 발생했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은행법은 산업자본에 의한 금융자본의 지배에 대해 알레르기 증상을 지속적으로 보여 왔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20세기의 문법으로 운영되던 은행산업은 레드오션에 처해 있다.

그래서 모든 은행의 CEO들은 입을 모아 위기론을 확산시키고 있으며, 지속기업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경쟁력을 찾자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질서에 익숙한 조직원들은 새로운 것을 본원적으로 기피한다. 입으로는 변화에 찬성하지만 실제 변신 과정에선 안티세력으로 작동한다.

그래서 일각에선 새로운 인터넷 전업은행의 등장을 변화와 변신을 위한 최적의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평화은행 이후 지난 24년 동안 새로운 시장 진출자가 전혀 없었던 ‘고인 물’의 상황을 DNA가 전혀 다른 은행의 등장으로 파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똑같이 IT기술을 이용해도 중심사고로 둘 수 있는 조직과 종속적인 지원에 초점을 맞춘 조직간의 결과는 서로 다를 것이다.

은산분리의 명분은 여기서 찾아야 한다.

은행의 미래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의결권 지분율을 높이는데 주저하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모든 산업자본에게 그런 기회를 줄 수 없는 것이다.

권력 교체기마다 정권에 결탁했던 산업자본, 특히 최근 최순실 사태에서 확인하고 있듯 부정한 권력과의 거래에 주저하지 않는 산업자본에게 생선을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

<김승호 BI코리아 편집위원>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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