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코리아>, 전 금융영업 담당 오모 상무 대화 녹취록 입수

연초부터 논란이 일고 있는 우리은행(은행장 이광구) EDW 증설에 현 테라데이타 최승철 사장이 협력사 3개 제품의 납품을 알고 있었고, 이 납품의 취소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정황은, 애초 테라데이타가 ‘협력사 응찰 가격을 통제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어서 향후 논란을 증폭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EDW 증설 논란은 은행과 계약을 체결한 S-2사 낙찰가격 16억 1100만원 가량과 테라데이타가 협력사 S-1사에 지급하는 12억 6500만원 사이 가격차이 논쟁이다.

통상적인 협력사 마진을 넘어서 우리은행과 계약을 체결한 S-2사 이익률이 무려 26% 이상에 달하는 기형적인 구조로 그동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 29일로 기록된 녹취록에는 작년부터 최승철 사장이 3rd party SW에 대한 존재, 납품 계획, 단가 등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담겨 있다.

아울러 최 사장은 유지보수 이슈로 3rd party SW 납품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우리은행은 3rd party SW가 포함된 가격으로 최종 사업자를 낙찰, 약 4억에 가까운 배임의혹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또 등장하는 ‘홍현풍’…= <BI코리아>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우리은행 홍현풍 본부장이 나타난다.

오모 상무는 “어제 그 시간에 홍현풍 본부장 만나러 가지 않으셨어요”라고 묻자,

최승철 사장은 “응”~<중략> “자기는 원래 전문분야가 아니고”, <중략>“응 말씀 많이 했었는데 제가 ‘본부장님은 또 주변에 평이 어쨌든 꼼꼼하시고 또 맡으시면 철두철미하실, 잘하실...’, ‘맡았으니까 잘해야죠’ 그리고 보니 다행인 게 테라데이타를 잘 알아”라고 답변한다.

아마 우리은행 홍현풍 본부장이 차세대IT 개발 총괄 본부장을 맡은 이후 면담으로 보인다.

오모 상무는 “옛날에 갔다왔어요? 그 벤치마크?”라고 묻자, 최승철 사장은 “어”<중략>“호주에 그 NAB”라고 말한다.

호주 국립은행 NAB(NAB: National Australia Bank) 견학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며, 홍현풍 본부장은 과거 테라데이타 후원을 받아 호주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최 사장은 “그리고 또 그거 말고 이제 그, 뭐고? 해외 벤치마킹도 갈 생각이 있다고 그러더라고<중략>, ‘안 그래도 자기가(홍현풍 본부장) 테라데이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내년에도 그쪽 벤치마킹을 갈 생각이다’<중략>”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후 대화는 우리은행 EDW 증설에 대한 압박 그리고 KT 얘기로 잠깐 흘러가다 다시 우리은행 얘기로 돌아온다.

◆I사 K 이사 언급하며… = 최승철 사장은 이어 3rd party SW 공급에 대한 얘기를 간간히 챙긴다.

최 사장은 “<중략>I사 K이사는 연락오나, 가끔? 나 요즘 연락 못해 봤는데. 걔도 이거 목매달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오모 상무가 “<중략>네. 11월말에 어차피 또 프리빌드(Pre-Build)를 또 할려면 실은 투심(우리은행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일단 고(go) 결정이 나야 돼요, 그거 없이 프리빌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이라며 선주문 불가 및 각종 입찰 과정을 설명하자,

최승철 사장은 “그렇지, 그거는 안되지. 그래서 지금 우리가 데드라인에 몰려있는 상태거든. 우리가 그걸(PO로 추정) 어쨌든 보내야 되고<중략>” 등 우리은행 EDW 증설에 대한 압박을 보냈다.

◆3rd party SW 도입 돌연 취소…제품 도입 후 전용시도 의혹도= 녹취록의 대체적인 내용은 우리은행 EDW 증설을 지난 2015년 말에 완료해야 한다는 압박이지만, 최 사장은 3rd party SW 공급에 대한 대체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다.

특히 최 사장이 전 I사 지사장을 거쳤다는 점 때문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최 사장의 관심은 돌연 2016년 1월, 유지보수 문제로 철회된다.

<BI코리아>가 입수한 테라데이타 내부 카톡 내용을 보면, “참고적으로 사장님은 이렇게 하지 말라시네...유지보수 문제 되면 나중에 어떻게 할 거냐면서...”라고 적혀 있다.

녹취에서 2015년 이미 I사 ETL 제품 ‘공급’을 알고 있었던 최 사장이 느닷없이 유지보수 이슈를 들어 I사 ETL 공급을 주저했다는 게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앞서 우리은행, 우리FIS 등 이른바 고객사는 I사 제품이 테라데이타를 통해 납품되는 것으로 알고 있던 것으로 <BI코리아> 입수 자료에는 명확한 근거가 나타난다.

우리FIS 한모 차장은 카톡을 통해 “이티엘툴 안 쓴다고 해서 테라한테 안 받을 수 없으니...테라한테는 납품 구축 서비스는 받고 우리펀드 서비스 업무에 넣겠다고 이야기 했어요”라고 적시하고 있다.

3rd Party SW 도입이 취소됐지만 이를 실행했을 경우, 이른바 ‘SW 전용’으로 이는 명백한 지적재산권 침해 및 배임에 해당한다. 구매자, 사용자, 유지보수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관제(H사), 성능관리(O사), ETL(I사) 등 제품이 누락된 상태에서 입찰이 진행됐고, 이들 3개사 제품이 공급되는 기준을 놓고 낙찰가가 만들어 졌다는 의혹이다.

우리은행 EDW 증설 입찰 의혹은 점차 커져가는 상황이고, 감사를 거쳤다는 은행은 여전히 이 사업에서 ‘배임의혹’으로 빠져 나간 4억에 가까운 돈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