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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SW산업, 품질 확보없이 한계 못 벗어난다”[특별기획 ‘Why Software?’] ⑥인터뷰-김명준 슈어소프트테크 연구위원
박시현 기자  |  pcsw@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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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0  18: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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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문제점은 여러가지로 보이지만 첫번째를 들라면 선진국에 비해 소프트웨어 품질이 너무 떨어진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제대로 설계 검증도 안 되고, 최종 테스트도 거치지 않은 시제품 수준의 제품이 시장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 김명준 위원

◆국내, 시제품 수준의 SW가 버젓이 유통 = 현재 ETRI 책임연구원이면서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 슈어소프트테크에서 경영기획 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명준 위원의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현실에 대한 진단이다.

슈어소프트테크는 자동차, 원자력, 철도, 의료, 금융 등 동작 실패 시 인명이나 재산, 환경 등에 치명적인 피해를 유발하는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검증 전문 업체로 2002년 설립됐으며, 인력규모는 140여명이다.

김 위원의 설명에 의하면, 일본은 소프트웨어 제품 테스트에 짧으면 6개월 길면 12개월을 할애하고 있으며, 미국은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에 대한 단계적인 투자로 국가 소프트웨어 파워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소프트웨어 업체의 발굴과 육성이 3단계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그 단적인 예다.

1단계는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에 20만달러를 투자하고, 2단계에서는 이 아이디어의 베타 제품을 1년 반에 걸쳐 개발한다. 2단계 기간동안 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700만달러이다.

이러한 투자 확대에 맞춰 개발인력도 1단계 7~8명 수준에서 2단계에서는 50~70명으로 늘어난다.

3단계에 이르면 개발인력은 150명으로, 투자 규모도 2000만달러로 확대된다.

3단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소프트웨어 테스트나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김명준 위원은 우리나라는 미국의 예처럼 3단계까지 간 제품이 드물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소프트웨어 업체 역시 테스트 인력은 50여명 정도로, 150여명 규모의 선진국 수준에는 한참 모자란다. 이렇게 나온 국내 소프트웨어 제품들은 나중에 고객들의 이런저런 요구 사항을 해결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그 품질이 점차 나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국내 소프트웨어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김 위원은 단기적인 대책으로 처음엔 반발을 사겠지만 소프트웨어 가격을 지금보다 3배 정도 올리면 소프트웨어 품질은 분명히 좋아질 것이다라면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문제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그 첫걸음이 소프트웨어 가격 인상인 듯싶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국내 소프트웨어 회사 직원들의 연봉도 높아져 이 산업에 진출하려는 인재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김 위원의 생각.

◆건강하지 않은 SW생태계가 발전 발목 = 김명준 위원은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첫 단계로 품질 확보를 꼽으면서도 이게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SI업체의 갑질, 극단적인 자사 제품 제일주의, 베끼기, 덤핑 등이 횡행하는 건강하지 못한 소프트웨어 산업 생태계를 바꾸지 않고서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60대 초반의 김 위원은 “1980년대 이후 똑똑한 젊은이들이 소프트웨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호구지책으로 선택했던 탓인지 오래 지속하지 못한 채 업계를 떠나고, 소프트웨어 제품마다 각각의 특성이 있는데 자기 제품만이 최고라고 고집하고, 힘들게 개발한 제품을 바로 베껴 개발자를 극한 상황까지 내몰고, IMF 시기에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무더기로 창업했는데 건전한 기업가 정신이 없어 일반인의 불신을 샀다며 그간의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모습을 회상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종량제 서비스가 우리나라에서는 10년이나 늦게 시작한 점도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구조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김 위원은 한국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종량제 서비스가 가장 늦게 시작한 나라다. 그 이유가 있다. 무려 400여개의 업체들이 학교, 공공 등 각각의 시장을 독점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유통했는데 본사에서 직접 고객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게 되면 생존에 위협적이었기 때문이었다라고 말했다.

김명준 위원은 이젠 우리나라도 소프트웨어를 국가 역량 강화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러면서 3배 향상된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가격, 새로운 유통체계, 중견 소프트웨어 업체 양성 등을 뼈대로 하는 차세대 정책 방향을 제기한다.

◆“소프트웨어도 도약 정책이 필요하다 = 김 위원은 흑백TV에서 컬러 TV, 아마 야구에서 프로야구로, 새마을호에서 KTX로 전환함에 따라 엄청난 사회적,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낸 것처럼 소프트웨어도 획기적인 도약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는 2018년 국내 초중등학교 컴퓨터 교육의 실시를 앞두고 소프트웨어 교육의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았다.

김 위원은 아이들에게 코딩 교육도 일부 필요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문제 풀이 능력을 키우는 쪽으로 가야할 것이며, 이렇게 해야 복잡한 세상의 문제를 추상화해 머리 속에 그려내는 능력을 배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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