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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가격이냐, 품질이냐’ 끊어야 할 악순환의 고리는[창간 6주년 특별기획 ‘Why Software?’] ②한국 SW산업발전 걸림돌
박시현 기자  |  pcsw@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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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04  15: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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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문제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제값을 못 받으니 업체는 영세하고, 고급인력은 몰리지 않고, 좋은 품질의 제품 개발을 못하니 시장에서 외면 받고, 고품질의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제값을 못 받는 현상이 거듭되면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규모는 크게 커지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 =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어디서부터 끊어야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먼저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그 중요성을 알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잘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때문에 역대 정부의 고위 관료들의 소프트웨어 정책이나 제도 수립이 쉽지 않고, 재벌 그룹의 회장도 소프트웨어 사업 육성에 소홀했다는 것.

프리씨이오의 송병남 대표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기 6개월 전에 무릎을 치며 왜 우리는 지금까지 소프트웨어를 등한시 했느냐며 후회하고 즉시 국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확보하려고 했지만 인력이 없어 인도 인력을 채용하고 지금도 그들이 주가 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LG는 그 6개월 후에 이 문제를 알고 소프트웨어 R&D 센터를 삼성처럼 설립 운영 중이다라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가 낮은 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있다. 바로 알파고 바둑이 사람을 이긴 사건이다.

지능정보기술연구원 김진형 원장은 알파고에 대한 기사가 엄청나게 쏟아졌는데 기자들은 누가 이길 것으로 보는지 물었다. 당연히 알파고가 이길 것이라고 했다면서 자동차와 사람의 달리기 시합에서 누가 이길 것으로 보느냐와 같은 질문이다. 인공지능과 같은 소프트웨어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프트웨어를 잘 몰랐는데 알파고 덕분에 인식 변화가 일어났다면서 알파고가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점을 어떤 면에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로 여긴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소프트웨어 몰이해 문제 심각 = 우리나라는 사회 전반적으로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낮지만 특히 정부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몰이해는 그 문제가 심각하다.

그 한 예이다. 올해 어느 대학교수는 신문 기고에서 2016년 정부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 예산이 2015년에 비해 거의 반으로 줄어 10억원으로 책정됐다는 점을 꼬집었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야말로 모든 산업에서 필수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이른바 산업용 소프트웨어인데 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가 있다. 2015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인원 충원 예산을 미래부에 제출해 통과됐지만 기획재정부예산실에서는 인건비를 대폭 줄여 국회에 제출했다. 연구소 책임자가 놀라서 예산실을 방문해 설명하니 담담자의 답변이 소프트웨어에 대한 무슨 제도와 정책이 필요하나며 무시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의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진형 원장은 정부도 이제는 소비자로서의 정부가 되어야 한다. 정부가 제값을 주면 산업 키우기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그런데 이 사실을 정부 관료들이 너무 모른다고 아쉬워했다. 정부가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서 있으면 제값을 줄 것이며, 이는 좋은 소프트웨어의 개발로 이어지고, 좋은 소프트웨어는 해외에도 수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소프트웨어 인력 인건비 전 업종 중 가장 낮아 = 소프트웨어 산업은 맨 파워 산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IMF 이후 지금까지 젋은 인재들이 소프트웨어 분야에 등을 돌리고 있다. 그동안 숱하게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주장했지만 아직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송병남 대표는 그 문제의 원인을 소프트웨어 인력의 인건비가 낮다는 점에서 찾는다. 송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IMF 이후 1999년에 민간업계의 판공비 제도가 없어지면서 모든 임원들의 연봉이 대폭 상향 조정되고 일반 직원의 급여 수준도 전 업종에서 올랐다.

하지만 정부의 소프트웨어 인건비는 모든 산업을 통틀어 가장 낮았다. 모든 업종 인건비 중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인건비가 가장 높은 미국과 대조적이었다.

더구나 정부 프로젝트의 경우 선진국에서는 300명이 3년 걸려 수행하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100명이 1년에 수행하라고 하고 급여는 개선되지 않으니 젋은이들이 소프트웨어 업계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라는 게 송 대표의 얘기다.

김명준 슈어소프트테크 경영기획 연구위원은 KTX의 요금이 새마을에 비해 3배 가까이 인상해 주행 속도를 높이고 승무원의 서비스 품질을 높인 점을 들어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월급도 3배 정도 올리면 인력문제를 해소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명준 위원은 소프트웨어 가격 인상은 반발을 불러일으키겠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그 첫걸음이 가격 인상인 듯 싶다고 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시제품 수준, 품질 확보가 관건 = 김 위원은 가격인상에 이어 품질문제를 따졌다. 김명준 위원은 우리나라는 선진국 수준에서 보면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 제품이나 솔루션이 거의 없다. 국내에 유통되는 소프트웨어는 시제품 수준이다. 제대로 설계 검증도 안되고, 코딩 규칙도 따르지 않고 무엇보다 시험하지 않은 소프트웨어가 버젓이 제품이라고 유통되고 있다면서 소프트웨어 가격을 3배 올리면 품질이 좋아질 것이며, 소프트웨어 회사 직원들의 연봉도 높아져 이 산업에 진출하려는 인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악순환 구조에 빠져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건강하지 못한 생태계가 사실상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있다.

1997년부터 지금까지 IT 서비스 업체 중심의 육성으로 중소기업의 소외, 상생보다는 견제, SI업체의 갑질, 베끼기, 덤핑, IMF 위기 이후 묻지마 투자로 불신의 대상이 된 점이 그것이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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