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SK(주) C&C와 협력해 국내에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SK(주) C&C의 판교 데이터센터에 구축된 이번 ‘IBM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2015년 10월에 양사 간에 맺은 ‘클라우드 센터 공동 구축 계약’의 산물로, IBM 전세계 데이터센터로는 47번째이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고객들의 기존 투자 보호” = 두 회사는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내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가동을 기념, ‘코그니티브 클라우드 커넥트(Cognitive Cloud Connect)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IBM 제프리 로다 사장, 로버트 르블랑(Robert LeBlanc) IBM 클라우드 수석부사장, SK주식회사 C&C 이호수 IT서비스 사업장, 이기열 디지털금융 사업 부문장 등이 참석했다.

▲ 왼쪽부터 한국IBM 제프리 로다 사장, 로버트 르블랑 IBM 클라우드 수석부사장, SK주식회사 C&C 이호수 IT서비스 사업장, 이기열 디지털금융 사업 부문장

이번 IBM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국내 구축에 따라 앞으로 국내 시장을 놓고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AWS는 올해 들어 전세계적으로 12번째의 데이터센터를 서울에 설립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2017년 초에 부산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IBM은 경쟁사와 비교해 IBM 클라우드 서비스의 강점으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내세웠다. IBM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소프트레이어’에다 전용 프라이빗 클라우드, 그리고 기존 온-프레미스 시스템을 혼합해, 기업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빠르고 편리하게 도입할 수 있다는 것.

로버트 르블랑 IBM 클라우드 수석부사장은 “기업들이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이전할 경우, 레거시 투자를 포기할 수 밖에 없지만 IBM을 채택하면 그런 리스크가 없다”면서 “바로 이러한 하이브리드 전략이 IBM 클라우드 서비스의 독보적인 장점이다”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르블랑 부사장은 이어 “지금 클라우드 시장은 비용을 줄이고 민첩성을 높이는 1단계를 지나 IoT나 블록체인 등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을 바꾸는 혁신적인 플랫폼으로 진화한 2단계에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IBM 혼자만이 아닌 솔루션 및 서비스업체와의 공동 마케팅 및 영업 등 파트너십이 필수적이며, 이번 SK(주) C&C와의 파트너십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SK㈜ C&C는 ‘고객 맞춤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에 역점을 두고 있다. 개방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해 ▲클라우드 도입 전환 컨설팅 ▲오픈스택 등 오픈소스 클라우드 또는 VM웨어 등을 활용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통합 자원 관리 및 과금 서비스 그리고 ▲보안시스템 구축 및 운영, 보안 취약점 진단 등 SK인포섹의 통합 보안 서비스 등을 모두 제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B2B 솔루션 및 서비스 앞세워 공공, 금융 등 엔터프라이즈 공략” = IBM은 파트너십에 기반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에 이어 오랫동안 B2B 시장에서 뚜렷한 입지를 구축해온 점을 IBM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의 또다른 강점으로 꼽았다.

SK㈜ C&C 디지털금융 사업 부문장 이기열 전무는 “기존 통신사업자 또는 유통 사업자 주도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B2C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이번 IBM과 공동으로 구축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B2B DNA를 가진 클라우드 사업자가 드디어 탄생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SK㈜ C&C의 포괄적인 IT 서비스 역량에다 IBM의 B2B 시장 영향력을 결합하면 그 시장 파괴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기열 전무는 이어 “AWS의 고객사를 보면 게임이나 포털, 닷컴, 앱 개발 등 특정 업체에 집중돼 있지만 SK㈜ C&C와 IBM의 클라우드 서비스 모델은 공공이나 금융 등 기존 클라우드 고객과는 완전히 다른 생태계의 기업체를 지향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엔터프라이즈를 겨냥한 클라우드 시장은 이제 시작단계이며, AWS도 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밖에 언제 어디서나 한국어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전세계 47개 데이터센터 간의 데이터 전송이 무료로 제공되는 점도 주요 장점으로 빼놓을 수 없다.

IBM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려면 웹사이트(www.ibm.com/kr/startcloud) 또는 SK㈜ C&C의 클라우드 서비스 포털 ‘Cloud Z(www.cloudZ.co.kr)’에 접속하면 된다.

이미 게임, IT, 제조 및 소매 등 20개가 넘는 기업에서 이 새로운 IBM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SK㈜ C&C는 자체적으로 업무 환경을 클라우드로 이전한데 이어 케이티넷, SK증권 등을 고객사로 확보해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IBM과 SK㈜ C&C는 이 새로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물리적인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왓슨에 기반한 코그니티브 컴퓨팅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센터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IBM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내에 코그니티브 플랫폼을 구축하고, 국내 스타트업이나 IT 개발자들이 IBM 왓슨 한국어 서비스 기반의 SK(주) C&C의 AI 플랫폼 ‘에이브릴(Aibril)’를 활용해 각종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과 산업별 인공지능 특화 서비스의 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는 진도 7.0이상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고 5단계 보안 등급을 갖췄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