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은행(은행장 이광구) 테라데이타 EDW 증설이 한국 테라데이타(대표 최승철)와 우리은행 사이 적지 않은 유착관계 속에서 은행이 약 4억원 안팎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며, 파문이 확산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차세대시스템 가동 전까지 운영할 EDW 시스템 총 58테라바이트 규모 테라데이타 장비 및 SW 도입 과정에서 낙찰가 16억 1100만원과 채널에 공급하는 12억 6500만원 가격 차이로 인해 문제를 촉발한 바 있다.

15일 우리은행 및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EDW 증설 애초 추진에는 관제, 성능관리, ETL 등 이른바 ‘3rd Party SW’ 3개 제품 도입 계획이 포함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BI코리아>가 입수한 각종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한국 테라데이타는 이들 3개 제품의 벤더사까지 지정했고, 가격 협의까지 마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제(H사), 성능관리(O사), ETL(I사) 제품으로 납품이 거의 확정됐고, 테라데이타와 이들 3개사는 3000만~2억 사이 견적도 주고 받았다. 3개 솔루션 도입 총 사업비는 3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들 3개 제품 도입은 우리은행 요청에 의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은행 도입 품의서에 제품 기능 등이 포함돼 있거나 하는 근거는 남기지 않았다.

통상 은행권 솔루션 도입은 사업계획 품의 후 이를 은행 도입 부서에 ‘도입의뢰’하면 기술 평가, 입찰 대상자 선정, 입찰 등을 거쳐 SW를 사들이게 된다.

그러나 현업(이 경우 마케팅 부서나 EDW 운영부서)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제품이 사전 품의를 받지 못했거나, 사업 유사성이 있는 도입과정의 주사업자에게 납품을 요청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우리은행 EDW 사업에 참여했던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그동안 관제, 성능관리, ETL 등 관련 솔루션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2012년부터 성능 이슈 등 개선 필요가 지속 제기돼 왔고 이 때문에 EDW 사용자 그룹에서 제품 교체를 강력히 원했다”고 말했다. <그림 ‘우리은행 EDW 증설 전 주요 장애발생 현황’ 참조>

▲ 그림 ‘우리은행 EDW 증설 전 주요 장애발생 현황’

물론 이들 장애 원인이 현재 사용중인 관제, 성능관리, ETL 탓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테라데이타 영업담당 A상무가 B상무로 교체된 후 이들 3개 제품에 대한 도입 계획이 철회됐다. 테라데이타는 우리은행이 도입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만 내세우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BI코리아>가 입수한 테라데이타와 각 회사들이 주고 받은 이메일, 카카오톡 내용을 보면 우리은행 자회사 우리FIS 소속 박모 팀장이 도입 계획을 철회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정리하면, 우리은행은 EDW 증설 과정에서 3개 3rd Party 솔루션을 도입키로 하고 16억 안팎의 입찰을 진행했지만, 정작 3개 솔루션 도입은 뺀 입찰은 이들 3개 솔루션 도입을 포함한 것처럼 16억 11000만원에 낙찰을 진행했다.

테라데이타가 협력사 S-1사에 공급하는 가격 12억 6500만원과 낙찰가 16억 1100만원 사이 차이에 대한 근거가 보다 명확해지는 부분이다.

사실상 우리은행, 우리FIS, 한국 테라데이타간 공모에 의해 3개 솔루션이 빠진 낙찰자를 선정하고, 은행은 4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다는 결론이 된다. ‘배임’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4억원 가량의 차액을 테라데이타가 그대로 협력사 이익으로 보전해 줬는지, 우리은행, 우리FIS, 테라데이타 1, 2차 협력사 사이 유착관계에 머물러 있는지에 대해 의혹도 짙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보다 적극적인 내부통제 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