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기준, 과거 성과보다 적응능력 우선

프로젝트가 차고 넘치고 있다고 한다. IT인력을 송출하는 중소규모의 SI업체들이 사람이 없어 못 보낼 정도로 인력난에 허덕인다고 말한 정도다.

이유는 빅데이터와 핀테크 등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 시스템에 대한 개발요구 그리고 시스템 보안 강화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요 소프트웨어 업체가 공급해온 솔루션으로는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직접 자신이 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자바(JAVA) 기반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늘어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이 같은 현상이 국내만의 현상은 아닌 것 같다.

빅데이터와 핀테크는 전 세계적 공동의 이슈이다 보니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도 모두 프로젝트 개발 붐에 휩싸여 있다고 한다.

국내에 프로젝트와 관련 통계가 없어 미국의 통계(PMI, Project Management Institute)의 탤런트 갭(Talent Gap) 보고서를 인용하면, 2020년경 미국 내 프로젝트 관리 일자리가 70만 개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이 일자리들은 금융, 보험은 물론 전기, 수도 그리고 석유 가스 등 2, 3차 산업 전반에 걸쳐 생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프로젝트 관리자의 ‘덕목’
이처럼 프로젝트가 증가할수록 따라붙는 과제가 프로젝트의 품질 관리 문제다.

특히 성공적인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경영자는 최고의 프로젝트 관리자를 찾는데 더 많은 관심을 집중하게 된다.

그렇다면 최적의 프로젝트 관리자의 ‘덕목’은 무엇일까?

최근 ‘CIO’(2016년 4월 19일)에 따르면, 능력있는 프로젝트 관리자는 아래와 같은 8가지 덕목을 갖춰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기술 프로젝트 관리능력
▲리더십 능력
▲전략적인 비즈니스 관리 마인드
▲변화관리와 조직적 개발 전문성
▲최고 수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팀 구축과 분쟁 해결능력
▲높은 적응력과 차분함
▲훌륭한 조력 능력

이 8가지 능력 중 오늘은 ‘적응력’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오늘날 비즈니스 환경 자체가 급변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불확실성과 위기의 증대로 이해하고 있다.

불확실성과 위기의 증가는 정의한 업무의 모호함과 관련 부서와의 분쟁을 유발할 기회의 증가를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당연히 업무 스트레스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 관리 경험을 가진 사람이라면 모두 동의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이같은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선 놀랄 만큼 차분한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흔들리지 않고 관련 상황을 정리할 수 있어야 프로젝트 관리자의 다른 ‘덕목’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서로 다른 위기상황에 대한 적응력은 차분함과 한 쌍이 돼 프로젝트 관리자의 능력을 배가시킨다고 한다.

# 몽골군의 덕목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공통점은 ‘러시아 점령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유럽대륙을 사시나무 떨 듯 떨게 만든 사람들이 러시아의 광활한 대륙과 긴 겨울에 가로막혀 자신들의 전략을 구현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세계에서 유일하게 러시아 점령에 성공한 군대가 있다. 바로 징기스칸의 몽골군이다.

지옥에서 온 군대라고 불릴 정도로 유럽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몽골군의 최고 덕목은 ‘기동성’이다.

그들은 열흘 정도 쉬지도 않고 말에서 자면서 달리고, 적과 전투를 벌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공격을 위해 한 번 이동을 할 때 여러 마리의 말을 같이 이동시켜 균질한 이동능력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런 몽골군이 천하무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탁월한 적응능력이었다고 한다.

징기스칸의 몽골군이 점령한 지역만 보면 대충 그들의 적응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사막은 물론 산악, 초원, 늪지 등 다양한 지형의 영토를 점령했고, 점령지역의 기후도 스텝, 몬순, 사막건조, 열대 등 기후백화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다양한 환경에 맞게 전술과 무장을 바꿔가며 전투를 벌이는 몽골군을 누가 감히 대적할 수 있었겠는가.

이런 그들의 능력을 받쳐준 것은 멀티플레이 능력과 뛰어난 몽골의 말이었다고 한다.

경기병과 중장기병으로 구분되는 몽골군은 각각 자신의 임무에 맞춰 필요한 무기를 같이 대동한 여러 마리의 말에 분산해서 탑재시켰다.

성과 요새를 공격할 때는 그에 필요한 공성용 무기를 동원하면서 다채로운 전술을 펼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멀티플레이 능력과 함께 혹한과 폭염의 날씨를 같이 이겨냈던 몽골 말이 함께 하면서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고 한다.

# 디지털 혁신 시대 리더의 덕목
몽골군의 멀티플레이 능력은 징키스칸이 대제국을 건설하던 때에만 필요했던 능력은 결코 아니다.

오늘날 우리는 디지털 혁신시대를 살고 있다. 디지털 혁신 시대의 특징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관리자들도 불확실성과 싸워야 하지만 CEO들도 같은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타개해야 한다.

그래서 최고경영자의 덕목으로 최근 부상하고 있는 것이 ‘적응능력’이라고 한다.

1964년 스위스에서 만들어진 세계적인 인력서치 및 자문기업 이곤젠더(약 40개국 65개 이상의 사무소 보유)의 CEO 라지브 바수데바를 최근 동아 비즈니스 리뷰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이 같은 흐름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리더십 제4의 시대인 지금은 ‘적응능력’이 핵심입니다. 적응능력은 사실 ‘잠재력’을 말합니다. 예전에는 능력 평가를 위한 가장 좋은 수단으로 ‘과거 성과’를 꼽았습니다. 그런데 이건 변화의 폭이 한정돼 있고 예측이 가능하던 시대에나 통하던 평가 지표입니다. 지금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과거 성과보다 ‘뛰어난 적응력’으로 나타나는 ‘잠재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바수데바가 말한 ‘적응능력’이 리더의 덕목으로 새롭게 떠오른 것은 아니다.

리더십과 경영 컨설팅과 관련, 다양한 저술을 남긴 워렌 베니스와 짐 콜린스는 ‘비즈니스 리더십’에서 ‘적응력 있는 리더십’을 매우 강조했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해 카멜레온처럼 적응할 수 없다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현실에서의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 ‘적응 능력’을 강조하는 이유다.

이처럼 세계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몽골군의 최고의 덕목이자 오늘날 최고경영자 리쿠르트의 최신 기준 그리고 작게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갖춰야할 능력으로 ‘적응력’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변화와 혁신이 시대정신이라고 말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특히 앞날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변화의 속도가 빠른 세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변화가 빠르면, 적응력 또한 탁월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을 놓치지 않고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것이 2016년 우리 모두의 과제가 될 것이며, 디지털 혁신이 계속되는 한 ‘적응력’은 더욱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을 것이다.

<김승호 BI코리아 편집위원>skylink99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