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적인 차별화보다는 오라클 DB를 포함한 오라클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인프라스트럭처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김세훈 한국오라클 시스템 사업부 상무가 밝힌 오라클의 플래시 스토리지 사업의 기본 전략이다.

실제로 오라클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오라클 플래시는 경쟁사 제품보다 가장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고 김 상무는 주장한다.

플래시 스토리지 뿐만 아니라 다른 스토리지, 서버 등 인프라 솔루션의 사업 전략도 마찬가지다.

오라클의 여러 소프트웨어를 개발 단계에서부터 서버나 스토리지 등 오라클 시스템에 최적으로 설계함으로써 성능을 극대화한다는 ‘오라클 온 오라클(Oracle On Oracle)’ 전략이 그것.

◆엔지니어드 시스템에 무게, 전체 스토리지 매출 60% 차지 = 오라클이 이런 전략에 따라 시스템 사업 부문에서 주력하고 있는 솔루션이 엔지니어드 시스템이다.

플래시 스토리지와 관련해서는 엑사데이타, 스팍 수퍼클러스터, ODA(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어플라이언스) 등 DB 관련 3종의 엔지니어드 시스템에 사업의 무게를 두고 있다.

▲ 김세훈 한국오라클 상무

김세훈 상무는 “DB 관련 엔지니어드 시스템에 들어가는 스토리지를 스토리지 서버라고 지칭하는데, 이 스토리지 서버가 2015년 한국오라클 전체 스토리지 매출의 60%를 차지했다”면서 “플래시 스토리지는 엔지니어드 시스템의 실적을 포함하면 대형 스토리지 시장에서 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그러면서 “오라클 엔지니어드 시스템은 EMC나 HDS 등 하이엔드 스토리지에 영향을 미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라클은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의 후발 주자이다.

2015년 8월에 들어서야 올 플래시 스토리지 ‘올 플래시 FS1’을 발표하며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올 플래시 제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아직 낮은 편이다.

한국오라클의 스토리지 제품군은 크게 2개로, NAS인 ZFS와 올 플래시인 FS1으로 구성돼 있는데 2015년의 경우 ZFS가 플래시보다 매출 비중이 더 높았다.

그럼에도 한국오라클은 올 플래시 고객사로 제조, 금융, 공공, 통신 등 각 산업별로 한곳씩 보유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오라클의 테이프 라이브러리 사업부문이 전년대비 100% 성장하는 호조를 보였다는 점이다.

김 상무는 “클라우드 시대에 접어들면서 디스크로 커버하기 힘든 부문이 있다. 바로 백업 부문이 그렇다”면서 ‘페타바이크급의 대용량 백업은 테이프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면서 오라클 테이프 라이브러리의 호조 배경을 설명했다.

◆“가격 문제 풀지 않으면 플래시 확산 힘들다” = 플래시 스토리지는 기존 HDD 스토리지보다 월등한 성능을 앞세워 빠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김세훈 상무의 생각은 다르다.

김세훈 상무는 “플래시 스토리지는 초기에 용량 당 가격이 HDD보다 너무 비싸서 속도 등 여러 이점에도 불구하고 사용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HDD의 성능 개선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플래시로 대체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아직도 플래시의 가격은 비싸다. 이 문제를 풀지 않으면 플래시는 대용량의 핵심 애플리케이션보다는 소용량이지만 고성능이 필요로 하는 단위 업무 위주로 시장을 확대해나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김 상무는 “플래시 스토리지의 가격은 매년 떨어지고 있지만 HDD나 테이프 등 다른 미디어의 가격 하락폭 또한 매우 크다. 플래시와 HDD의 가격 격차는 과거 100배에서 40배, 30배로 줄어들었다. 그런데 플래시는 HDD에 비해 가격은 30배나 높으면서도 성능은 그 이상 발휘하지 못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면서 “비록 많은 용량이 필요하겠지만 HDD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것을 굳이 고가의 플래시 스토리지로 하겠느냐. 가격이 최소한 10배 정도로 좁혀지지 않으면 플래시의 급속한 확산은 어려울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플래시 스토리지 업계의 재편 전망에 대해 김세훈 상무는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플래시 스토리지만을 공급하는 스타트업의 사업 지속 가능 여부이다. 대부분이 100원을 팔면 40원을 손해보고 있다”면서 “어떠한 차별화 요소를 만들어내느냐가 가장 큰 과제인데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놓는 업체는 거의 없어 보인다”고 답했다.

◆2016년 올 플래시 신제품으로 드라이브 = 한국오라클의 2016년 플래시 스토리지 사업 목표는 공격적이다.

2015년에 내놓은 FS1이라는 올 플래시 스토리지에다 2016년에 출시할 16개 컨트롤러와 최대 용량 24페타바이트 등 신제품을 더해 시장 확산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또 2015년과 마찬가지로 오라클 DB를 최적화한 엔지니어드 시스템의 공급에 무게를 두고, 특히 오라클의 스토리지 솔루션을 채택하면 고가 SSD, 저가 SSD, HDD, 그리고 오라클 클라우드 등 다양한 환경에서 상호 운용이 가능하고, 마이그레이션이 용이하다는 등의 강점을 적극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