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공기관 및 공기업에 대해 출자제한 기업의 IT서비스 즉, SI 참여제한이 우회적인 방안으로 풀릴 전망이다.

아울러 이같은 ‘상생’ 정책이 향후 구체적인 정부정책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돼 침체기 IT업계 희소식이 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IT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인 산업은행(은행장 홍기택)이 본 사업 추진시 참여인력의 50%를 중소기업에게 할당한다는 조건으로 대기업들이 주사업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미래창조과학부 승인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은행권 차세대의 경우, 차세대 IT시스템 개발에 적게는 400~500억에서 1000억 이상 투자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투자금액이 큰 만큼 참여 인력 수도 막대하고 대기업 참여를 통한 위험 분산 필요성이 지속 제기돼 왔다.

지난 2014년 가동한 기업은행의 경우, 가동 직전 참여 인력수가 자그마치 1792명에 달한 바 있다.

이중 외주인력이 약 944명, 은행 개발부문 직원 394명, 은행에서 유지보수를 맡고 있던 SM인력 454명 등이 참여했다.

산업은행이 본 사업에 나선다고 가정할 때, 기업은행 인력 기준으로 보면 적어도 450명 이상을 중소기업에게 참여시킨다는 계산이 된다.

류근혁 산업은행 IT기획부 차세대추진팀 팀장은 “소프트웨어 산업진흥법에 의해 출자제한 기업의 공공기관 IT사업 참여에 제한이 있어 왔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 속성상 정책금융 개발에 무게를 둬야 하고 프로젝트가 제때 끝나지 못할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 대기업 참여 제한을 정책적으로 풀어달라는 요청을 미래창조과학부에 했고 그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류 팀장은 “산업은행 차세대 사업은 전문성을 갖는 중소기업 참여를 최대한 보장한다. 예를 들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수급으로 제안에 나설 경우, 투입인력의 50% 이상을 중소기업에게 배정한 업체에게 최고 가산점을 줄 예정이다. 국세청이나 관세청 등 공공기관 IT시스템 구축 사례를 적극 참조했다”고 덧붙였다.

◆요건정의 컨설팅 제안요청 설명회에 ‘삼성’까지 나서 = 정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산업은행은 곧바로 차세대 사업 추진에 필요한 본 사업에 나섰다.

지난 1일 산업은행은 ‘차세대 정보시스템 요건정의 사업’ 입찰공고 및 제안요청 설명회를 가졌다.

특이한 점은, 제안요청 설명회에 LG CNS, SK, 한화 S&C 등 업체들과 삼성 관계자까지 참석했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기업은행 자바 아키텍처 구축 경험이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진흥법 대기업 참여 제한은 IT시스템 개발 본 사업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삼성의 참석은 컨설팅 및 아키텍처 부문에 참여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즉 이번 사업을 기점으로 삼성SDS가 컨설팅 부문에 참여하고, 향후 계열 관계사 참여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는 추론이다.

총 165억원(VAT 포함)의 산업은행 ‘차세대 정보시스템 요건정의 사업’은 내년 2월까지 총 8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현황 분석 및 개선방향 수립에 3~4개월, 차세대 업무 프로세스 및 아키텍처 정의에 3~4개월, 실행계획 수립에 1개월 가량의 일정을 배정했다. <그림1 ‘산업은행 차세대 요건정의 사업 추진방안’ 참조>

▲ 그림1 ‘산업은행 차세대 요건정의 사업 추진방안’

산업은행 측이 현재 마련한 차세대 IT시스템 사업범위는 ▲(고객/마케팅) 고객정보, 상품정보, 재무회계 통합 ▲(코어뱅킹)여·수신 등 업무프로세스 중심의 시스템 재구축 ▲(정보분석)실시간 통합데이터(Data Warehouse) 관리, 의사결정 지원체계(Business Intelligence) 고도화 ▲(채널)스마트금융/핀테크 등을 위한 금융서비스 기반환경 고도화 ▲(관리통제)IT관리 고도화, 정보보호 및 통제환경 구축 등이다. <그림2 ‘산업은행 차세대 IT시스템 목표 모델’ 참조>

▲ 그림2 ‘산업은행 차세대 IT시스템 목표 모델’

내년 2월 차세대시스템 요건정의를 마련한 후 산업은행은 2016년 중반 본 사업에 착수, 2018년 까지 총 28개월간 차세대 IT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의 법 체제 테두리를 존중하면서 정책으로 풀어낸 출자제한 기업 공공기관 IT시스템 개발 참여를 풀어낸 산업은행 차세대.

시작부터 짜임새가 보여 그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