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금융자동화기기(이하 ATM) 생산업체 ‘히다찌-옴론 터미널 솔루션즈’가 중국법원에 노틸러스 효성(대표 손현식)을 제소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며 파문이 일고 있다.

작년 12월, 히다찌-옴론은 일본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같은 사실을 공식화했고 당시 일본내 한국 영사관도 같은 내용의 일본내 국내업체들의 산업 동향에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특허침해 소송 = 히다찌 옴론 측에서 발표한 보도자료를 요약하면 “히타치 옴론 터미널 솔루션즈 주식회사(대표 시모 테츠지) 및 그룹 회사인 ‘히타치 금융 설비 계통(심천) 유한 공사’는 대한민국의 현금 자동 거래 장치(ATM) 제조·판매회사 ‘노틸러스 효성(Nautilus Hyosung Inc., 이하 NH사)’와 중화 인민공화국(이하 중국)의 ATM 제조·판매 회사 ‘북경 효성 전뇌 기술 유한 회사’가 히타치 옴론 터미널 솔루션이 보유한 ATM의 지폐 환류기구에 관한 중국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도자료는 “NH사의 ATM 중국 국내에서 판매 및 제조 금지, 손해 배상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베이징 중급 인민 법원(이하 법원)에 제소했다”고 밝히고 있다.

본 건은 2014년 11월 15일에 법원에 의해 접수됐고, 보도자료는 12월 22일 배포됐다.

◆어떤 기술을 어떻게 침해했나 = 2008~2009년 국산화가 완료되기 전 노틸러스 효성은 일본 히다찌 ATM 환류 제품을 구매, 조립해 국내에 공급해 왔다.

이후 옴론사가 히다찌측과 합병하면서 모듈의 일정기간 옴론 장비를 채택했으나, 2009년 이후부터 국내에는 국산화한 ATM 환류 매카니즘을 공급중이다.

당시 그러나 ATM 업계에서는 ‘원화 화폐’에 대한 인식 기술은 특허 출원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지만, 다국적 지폐 관련 기술은 미진했다고 전한 바 있다.

즉 다국적 화폐 인식에 있어 특허침해 소지가 높았다는 얘기다.

중국에서 소송의 대상이 된 기술은 이 ‘지폐 환류 매카니즘’이다.

히다찌-옴론측은 보도자료에서 ‘지폐 환류 메카니즘’이 ATM 등 현금 취급 기기의 주요 모듈에 입금된 지폐를 고속으로 반송하면서 즉시 인식하고 지폐의 상태에 따라 배분·수납하며 또한 수납 된 지폐를 출금에 활용하는 기능이 있는 기구라고 설명했다.

통상 ‘ATM 지폐 환류 메카니즘’ 세부 기능으로는 분리․반송․환류․집적기술로 나뉘어 진다.

보도자료에서 밝힌대로 해석하면, 분리, 반송, 환류 기술이 소송의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노틸러스 효성이 지폐를 인식하는 부문과 이를 분리해서 관련 트레이에 탑재하고, 이를 다시 출금할 수 있도록 하는 부문 전체가 히다찌-옴론의 특허를 침해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재판의 1심이 진행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일본 관련 정통한 한 관계자는 “외국 기업과 갈등을 극히 꺼려하고, 심지어 사업을 수주하고도 경쟁에 나선 업체들 언급을 자제하는 게 일본 문화”라며 “히다찌-옴론 측이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면서 ‘중국내 특허침해’를 주장하는 데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노틸러스 효성측은 소송이 진행중인 사건으로 구체적인 언급이 어렵다는 답변만 보내왔다.

◆국내 금융사 및 노틸러스 효성의 영향은 = 현재 국산화 ATM 환류 매카니즘을 이용하는 회사는 노틸러스 효성과 LG CNS 2개사다.

청호컴넷은 FKM과 합병으로 일본 후지쯔 모듈을 국내에 공급중이고, 이 장비는 수출과 거리를 두고 있다. 물론 일본 후지쯔 요청에 의해 일부 OEM 수출은 지속중이다.

업계에서는 ‘원화 화폐’에 대한 각종 지적재산권(특허 등) 확보 등으로 ‘중국내 일본 특허 침해 소송’이 한국내 금융회사 ATM 도입 및 이용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효성, LG 모두 국내 매출보다 해외 수출에 비중을 높게 두고 있어, 재판 결과에 따라 중국을 비롯한 러시아, 동남아, 유럽 진출에 지속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ATM 업계 한 관계자는 “지폐 인식 기술은 각 나라의 화폐 운영환경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해외 현지에서 특허를 확보하지 않을 경우, 일본 및 유럽, 미국 업체들과 지속적인 마찰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