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전격 결정, 2월 발주한 우리은행(은행장 이광구) ‘차세대 시스템 구축전략 수립’ 컨설팅은 EY한영이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로 선정됐다. 경쟁에는 삼정KPMG가 나섰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향후 4개월간 ▲차세대시스템 정보화 비전 및 전략수립 ▲업무/시스템 현황 분석 및 전략과제 도출 ▲IT 아키텍처 진단 및 To-Be 아키텍처 수립 ▲마스터 플랜 수립 및 차세대 변화관리 방안 수립 ▲후속 지원방안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림 ‘차세대시스템 정보화 비전 및 전략수립 제안요청 세부내용’ 참조>

▲ 그림 ‘차세대시스템 정보화 비전 및 전략수립 제안요청 세부내용’

◆“IT조직 현 체제로 차세대 추진 어려워” = 우리은행의 차세대시스템 추진 결정 관련, 그동안 다각적인 해석이 나왔다.

이미 수차례 컨설팅을 수행하고도 한국IBM 메인프레임 구조를 변경하지 못한 우리은행은 지난 2013년에도 그 벽을 넘지 못하고 5년 OIO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구조를 보면, 우리FIS가 선정, 구매 등 전권을 갖고 우리은행이 일부 업무를 협조하는 모델 수준이었다.

우리FIS내에 그리고 우리은행 일각의 ‘親 IBM’ 세력을 넘기 힘들었다는 얘기와 함께 은행 단위부서에서 IBM 벽을 단절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전언도 있다.

현재 우리은행 IT 조직은 ‘스마트금융사업단’ 산하 ‘IT지원센터’로 구성돼 있다.

‘스마트금융사업단’이나 ‘IT지원센터’ 모두 본부 성격의 구성으로 다소 기형적인 모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타 은행이 차세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행장급 이하로 사업이 진행된 사례는 지방은행 몇몇을 제외하고 시중은행은 거의 없다”며 “예산편성 및 승인, 사업추진까지 현 본부 체제로는 효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과거 2004년 우리은행은 당시 이덕훈 행장을 필두로 김종식 부행장까지 그리고 지원부서까지 전행적 총력을 다해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물론 상업-한일은행 합병을 전제로 한 통합이 당면한 이슈였기 때문에 전행적 추진이 가능했고, 그 결과 두 은행 갈등으로 그 빛은 잃게 됐지만 그만큼 IT부서의 은행내 위상은 중요한 대목이 된다.

선정, 구매권한을 은행으로 가져온 우리은행이 검토할 수 있는 개편방안으로는 우리은행 스마트금융 사업단을 본본부급에서 부행장급으로 격상시켜 우리FIS 사장과 투톱체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또는 차세대 IT개발 사업에 우리FIS 참여를 늘리기 위해 우리FIS 사장을 은행 CIO 겸직, 재편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IBM의 거친 반격, 노조-직원 그리고 은행 업무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차세대 추진의 핵심은 현 본부 체제의 전면적인 격상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