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구체적인 해명 내놔야

삼성카드(대표 원기찬) 차세대시스템 가동 이후 장애 논란이 여전히 진행형이다.

장애 당사자인 삼성카드는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업체들간 서로 책임 떠넘기기 급급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삼성카드 안팎의 얘기를 종합하면, 차세대시스템 가동 직후 효성 스토리지 장비가 200초 이상 홀딩 상태였다는 점과 그 이유가 스토리지 과부하였다는 데는 이의가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 스토리지 과부하 원인이 급격한 서버 증설 또는 다른 원인이 있었다는 데 대해 삼성카드 안팎의 의견은 일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카드사 기간계가 동시접속자가 많은 승인시스템이 아니다

심사-발급 업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서버의 용량이나 스토리지 과부하 발생이 ‘거래량’과 관계가 있다고 추론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과부하’의 원인에 대해 업체간 갑론을박이 지속 이어지는 상황이다.

◆시만텍 ‘볼륨 매니저 원인’ 주장 제기돼 = 장애 초기 삼성카드는 서버 용량 부족 원인을 들어 기간계 애플리케이션 서버 CPU를 약 30%, DB 서버는 약 50% CPU를 증설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서버 용량 증설에도 스토리지 쪽 장애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현상이 지속됐고, 하루 이상 기간계 서버 운영을 못해 카드 신규가입이나 발급업무는 전혀 운용을 못하고 있었다.

이후 장애원인 추론 과정에서 오라클 RAC(Real Application Cluster) 또는 모든 DB를 3노드 RAC에 집중시키는 아키텍처 채택에 원인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지만, 오라클 해명이후 논란은 줄어드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을 관통하면서 삼성카드 안팎에서 시만텍 ‘볼륨 매니저 원인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정리하면, 스토리지 과부하로 시만텍 ‘볼륨매니저’ 파일시스템의 부트 영역 일부가 손상됐다는 추론이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 시만텍코리아는 "시만텍 솔루션 관련한 어떠한 버그, 장애, 손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비슷한 시기, 오라클 자동 스토리지 관리(Automatic Storage Management, ASM) 솔루션이 IBM AIX 운영체제에서 가동하기 위해 볼륨매니저가 필요하고, 이 구성은 다른 ASX 작업도중 에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돼, 이같은 추론을 뒷받침 했다.

시만텍코리아는 "삼성카드는 오라클 ASM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장애와 관련 없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문제의 원인은 오라클 ASM도, 시만텍 볼륨매니저도 아닌 두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내의 변수 차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만텍은 본사 기술지원 사이트를 통해 이같은 점을 일정부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http://www.symantec.com/business/support/index?page=content&id=HOWTO58969)

다른 주장도 나와 있는 상황이다. 삼성카드 측이 시만텍 볼륨매니저 파일 시스템과 오라클 DB 사이의 일종의 블럭 사이즈가 안 맞는 문제로 판단하고 있다는 추론이다.

예를 들어, 시만텍 볼륨매니저는 8K인데, 오라클은 4K 식으로 두 제품간 사이징이 잘못 설정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삼성카드의 장애원인 진단과 함께 향후 대응이다.

현재 알려진 바를 종합하면, 스토리지가 부하를 견디지 못했다고 해서 파일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1~2주안에 효성의 다른 스토리지를 도입해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준비하는 삼성카드의 모순 구조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IT시스템이 완벽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삼성카드 같이 보신주의, 비밀주의로 일관하면서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할 경우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다.

장애원인을 제대로 파악, 외부로 공표하고 향후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본질적이면서 성숙한 대응이 삼성카드에게 필요해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