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초 IT통합 무산으로 갈길을 잃은 하나, 외환은행이 향후 어떤 행보에 나설지에 대한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수차례 회의와 수많은 논의를 거쳤지만, 아직 향후 방향성에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

하나은행 고위관계자는 “아직 이렇다 할 방안은 없는 상태”라며 “논의를 거듭 중”이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지난 2014년 10월부터 IT통합 외에 사업에 대해 ‘IT통합에 따른 전산개발 요청 동결(Freezing)’ 등을 지시한 상황이라, 방향성을 정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즉 2015년 업무부서의 전산 개발 요청을 광점위하게 받아 놓지 못하다 보니 올해 하나, 외환은행 예산은 보안, 컴플라이언스, IT 업그레이드 등에 한정돼 있다.

<BI코리아>는 약 2주전 입수한 ‘하나, 외환은행 IT관련 사업계획’ 내용을 분석, IT통합이 무산된 두 은행의 2015년 전산 자본예산의 향방을 가늠해 봤다.

◆하나, 외환은행 IT통합 예산 약 1680억 = 하나, 외환은행 IT투자 계획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IT통합 자본예산’으로 책정된 약 1680억이다.

그동안 두 은행 IT투자 규모는 약 1000억 안팎으로 예측돼 왔다. 지난 2014년 12월, 하나금융그룹과 LG CNS 협상이 결렬된 후 드러난 ‘용역 예산’은 약 800억 전후로 알려졌다.

예산서만 놓고 보면 풀어보면, 두 은행은 IT통합에 약 1680억을 편성했고 이중 663억은 하드웨어 구입비, 726억은 개발용역비, 290억은 소프트웨어 구입비로 돼 있다.

지난해 LG CNS 협상이 결렬된 후 세간에 얘기가 돌았던 용역개발비 700~800억 안팎의 얘기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하나은행, 자본예산 1400억 안팎…그러나, = ‘하나은행 IT관련 사업계획’에 따른 올해 하나은행 전산부문 자본예산은 1400억 안팎으로 추산된다.

예산서에는 그러나 1400억 중 840억의 외환은행 IT통합 예산이 포함돼 있다. 즉 IT통합을 제외한 하나은행 IT부문 자본예산은 600억 안팎이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과 IT통합을 염두에 두고 IT예산을 편성한 터라 개발부문 업무는 최소화 돼 있다”며 “대부분 보안, 대외기관, 규제준수 등 업무”라고 말했다.

10억 이상 IT투자 내역을 살펴보면, 개인정보 암호화에 52억, 콜센터시스템 재구축 45억, 계정계시스템 개선을 위한 예비비 40억, 영업점 핵심 운영장비 이중화 20억, 어음교환 전점 정보화 15억, MS 윈도 운영체제 및 OA SW 사용권 EA계약 17억, 소상공인 시장 진흥공단 정보화시스템 구축에 18억, 대외기관 연계 네트워크 보안채널 고도화 12억, 대외법령 개정(ex 근태법, 금융감독원 규정, 세법 개정 등) 관련 대응개발에 12억, 전사 AML 위험평가시스템 12억, 순천 시금고 운영시스템 구축 11억 6000만원, 2014년 이월 ATM 도입분 21억 등이다.

하나은행의 3억 이상 투자 사업으로는, 하나금융지주 시너지박스 확대 구축, 개인정보 분리보관, 모니터 포함 PC 구매, 도드-플랭크 시행에 따른 시스템 개선 작업, UMS시스템 고도화, 서버 용량증설, 정보시스템 개선 예비비, SW 라이센스 구매 예비비, 업무용 PC 가상화 등 보안환경 구축, 전자금융 이상징후탐지 고도화, 고객용 OTP 인증관리시스템 아키텍처 구성, 노후 침입탐지시스템 재구축, 인터넷뱅킹 보안모듈 개선, 정보유출 방지 및 APT 공격대응 강화, 디도스 공격 단계별 대응체계 강화, 통장프린터 신규 및 교체, 조기경보시스템 전면 재개발, AML 툴 시스템 최적화 등이 보인다.

이어 하나은행은 지방세 ARS 납부시스템, 웹 애플리케이션 보안 강화, 개인정보 통합관리시스템, 스캐너 도입, 비밀번호입력기(핀패드), 그룹 통합 위기상황 분석체계 구축, 필라3 공시체계 개편 대응, IC카드발급기 등을 도입한다.

◆외환은행도 상황은 비슷…보안사업 등에 치중 = 갈길을 잃은 상황은 외환은행도 마찬가지다.

IT투자 예산을 살펴보면, 지주사 간섭이 극심하다는 은행 안팎의 목소리를 대변하 듯 전체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이다.

이같은 평가는 올해 자본예산 중 10억 이상 IT투자 사업은 ‘필라3, 통합위기상황 분석체계 구축 등 지주 분담금’ 54억, 하나금융그룹 바젤III 후속사업에 20억, 비대면 채널 마케팅 제한에 15억, 네트워크 스위치 14억, 개인정보 분리 보관 및 파기에 12억, 구형공과금 수납기 교체 10억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적게 편성됐기 때문이다.

3억 이상 사업을 살펴보면, 외환은행은 우선 자동화기기 교체에 9억 1000만원, 구형 PC 3000대 교체에 8억 1000만원, 금융결제원 주관 ‘디도스 공격 공동대응 시스템 구축’ 참가 7억 7000만원, 구형 스캐너 교체에 7억 5000만원, 국외 기업신용평가모형 개발에 7억 4000만원, 주전산스토리지 증설에 7억 2000만원, 서버 통합·증설 및 노후화(EOSL) 시스템 교체에 6억 6000만원, 통합 멤버십시스템 구축에 6억 1000만원 등을 투자한다.

그룹 단일모형을 적용한 신용RWA 산출시스템 개발에 5억 4000만원, 주전산 DB서버 CPU 증설에 5억 3000만원, 보안솔루션 추가에 5억, 구형 환율 게시판 교체에 4억 9000만원, 310 대책 미반영 업무 개발에 4억 9000만원, 개발SW 구매 4억 9000만원, 지주 바젤 요건을 반영한 경제적 자본 및 성과평가시스템 개발에 4억 4000만원, 내규관리시스템 업그레이드 및 하나은행-통합은행 내규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전 화면 및 DB 구축에 4억 5000만원, 신설기업 모형의 일반기업모형으로의 통합에 4억 2000만원도 3억 이상 투자 사업에 이름을 올렸다.

외환은행은 이 밖에도 운영리스크 통합시스템 구축에 3억 9000만원, 기업자금관리서비스 임대서버 교체에 3억 7000만원, 캐나다 금융연합회 규제준수에 3억 3000만원, DMZ 구간 개인정보 검색 및 DB개인정보 암호화 검색 솔루션 구축에 3억 등을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