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2개월 대장정의 서막이 올랐다. 그러나 시작부터 불안한 모양새다.

지난 2월 11일 농협은행은 ‘은행, 상호금융 계정계시스템 분리 구축’ 입찰공고를 시작으로 16일 제안요청 설명회 및 제안요청서 배포를 시작으로 본 사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찰공고에 게시된 용역 사업은 991억원(VAT 포함) 규모로, 각종 하드웨어 투자 등을 합해 약 2000억원대 투자가 예상된다.

농협은행 IT본부 한 관계자는 “항간에 나오는 4000억원 투자는 부풀려진 금액”이라며 “하나의 시스템을 둘로 분리하다 보니 하드웨어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그래도 2000억원 투자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한경쟁입찰로 사업자가 선정되는 ‘은행·상호금융 시스템 분리를 위한 전환시스템 구축’은 오는 3월 11일 제안서를 마감하고, 제안설명회는 3월 18일 가질 예정이다.

이후 농협은행은 ‘은행·상호금융 시스템 분리를 위한 전환시스템 구축’ 관련 주사업자를 곧바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개발기간은 올 5월에 사업에 착수, 오는 2017년 2월 설 명절 연휴를 기해 본 이행에 나서는 일정이다.

이번 사업은 전환업무, 연계업무 2개 카테고리에서 개발된다.

뱅킹(수신, 여신, 심사, 금융공통, 국제금융), 채널(대외채널, 대행), 고객정보, 재무회계 등 계정계 업무는 시스템을 분리, 구축한다.

아울러 지난해까지 고도화해 만든 그룹 서비스 익스프레스(GSE)를 연계해 고객들이 전국의 농협은행, 상호금융 어디서나 현재와 같이 불편없는 거래는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투자금융, 카드, 경영정보, 경영지원, e-금융, 금고, 경제, 유통 등은 전환업무 분리에 따른 인터페이스 등 대응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세부적인 주요 과제로 보면, ▲농협 사업구조개편(법인 분리)에 따른 농협법 준수 ▲IT서비스 개선 ▲IT인프라 고도화 등 3대 주제로 치러진다.

현재 통합운영중인 수신, 여신, 외환 등 계정계 업무를 중심으로 분리해 은행·상호금융 자체 시스템 구축하고, 전환업무 분리에 따른 연계업무 인터페이스 등 대응 개발이 이번 사업의 핵심 골자다.

IT서비스 개선을 위해 은행·상호금융 종합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교차거래 서비스 구현, 영업점 단말조작 프로세스 간소화 등 사용자 중심의 편리한 IT서비스를 구현할 것이라고 농협은 밝혔다.

이어 농협은행은 다양한 전문 포맷을 지원할 수 있는 아키텍처 구성으로 서비스 재사용성 증대 및 확장성을 극대화하고 거래연속성 확보를 위한 고가용성 시스템 구축, 업무량 증가에 따른 시스템 수평/수직 확장에 대한 유연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농협은행은 실시간 거래와 대량데이터 동시 처리 가능한 시스템 구축과 금융거래내역 등 대용량 데이터의 효율적인 관리방안 구축, 정보계 고도화 대비 기반 인프라 구축 등에 나설 예정이다.

◆농협정보시스템 역할론에 논란 확산 = 농협 계정계 분리구축 관련, 현재 유력한 SI 제안사는 LG CNS, SK C&C 등 2개사로 압축된다.

업계에서는 여기에 덧붙여 제안요청서 발송 이후 DW, 데이터 전환 등 업무에서 농협정보시스템 역할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협정보시스템이 소위 업무 일부를 떼내서 맡는 식으로 이번 사업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를 들어 DW, 인터넷뱅킹, 데이터 전환 등 과거에 비해 많은 업무를 농협정보시스템이 맡는 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SI업체가 ‘농협정보 알박기’에 당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일갈했다.

또 P컨설팅 회사 개입설, 농협 출신 외부 업체들의 로비설 등 시작부터 적지 않은 잡음이 일고 있어, 농협 IT본부의 보다 객관적인 평가가 요구되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