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12월 제기돼 2013년 1월 1심 공판이 시작된 부산은행(은행장 성세환)과 SK C&C ‘차세대 IT프로젝트 잔금지급 및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은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됐을까.

19일 업계에 따르면, 아직 1심 공판이 진행중에 있고 SK C&C의 프로그램 감정, 이에 반박하는 부산은행 2차 감정 및 보정이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SK C&C는 지난 2012년 12월, 같은해 1월 가동한 차세대 IT프로젝트에 대한 잔금 126억원에 대한 지급, SK가 추가로 투입한 인력으로 부산은행이 얻은 이득 65억원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부산은행측은 법무법인 ‘국제’를, SK C&C는 ‘태평양’을 선임 대응중이다.

◆소송의 쟁점은 = 이번 소송의 쟁점은 126억원의 잔금지급 의무에 대한 법리해석, SK측이 주장하는 추가인력 투입으로 부산은행이 얻은 이익 반환 등으로 요약된다.

통상 은행과 IT서비스 업체간 이뤄진 대규모 프로젝트는 계약금, 중도금 잔금 식으로 지급된다.

2010년 SK C&C 공시에 따른 부산은행 차세대시스템 계약 규모는 총 337억원이다. 이중 남은돈이 126억원이라는 것이다.

현재 프로그램 소스코드에 대한 2차 감정은 SK C&C측 “인력을 투입해 개발한 산출물을 부산은행이 사용하고 있으니 그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법원이 ‘소스코드’ 감정을 결정했기 때문 진행중인 사안이다.

2013년 6월 이후 SK C&C가 감정인을 선정하고 같은해 하반기 한 차례 감정결과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어 부산은행은 그 감정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내세워 ‘객관성’있는 제3자 감정을 법원에 요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현재 2차 감정이 완료된 상태다.

현재는 부산은행이 그 감정결과를 보정하는 절차에 있고 보정이 완료되면 법원에 이를 제출할 예정이다.

SK C&C 추가 인력 투입으로 개발한 산출물에 대한 부당이득 논란 역시 이 감정 결과의 영향을 받게 된다.

◆잔금지급 거절 이유는, 향후 전망은 = 부산은행측이 잔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이유는 여러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BI코리아>가 입수한 소송관련 자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지난 2012년 2월 29일 SK C&C 측의 1차 검수요청 이후 같은해 6월 25일까지 총 인수인계 대상자 240명 중 162명(약 67% 수준)만 인수를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2012년 3월 29일 1차 검수결과 ▲개발 미진사항 26건 ▲주요장애 111건 ▲보고서 오류 42건을 SK C&C 측에 통보했다.

인수가 거절됐거나 인수인계 결과를 제출하지 않은 업무는 공통, 수신, 회계/예산, 여신, 대외, 정보, 단말(아키텍츠),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츠, 프레임워크 아키텍츠, 전사 애플리케이션 통합(EAI), DBA 등이다.

SK C&C는 이어 지속적으로 부산은행에 검수를 요청했고, 부산은행은 2012년 5월 21일 개발 미진사항 41건, 6월 25일 같은 결과를 통지하게 된다.

이후 부산은행측이 최종 점검한 경과 100대 과제 중 26개는 개발이 미진했고, 이 업무들은 SK C&C 인력이 철수한 후 부산은행이 보완, 사용중이라는 주장이다. 

두 회사 갈등이 소송까지 이어진 배경에는 프로젝트 진행 중 깊어진 감정의 골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진행이 한창인 2011년 12월, 2012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SK C&C가 ‘태업’을 공식, 비공식으로 지시했고 이로 인한 피해가 상당하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배경 때문에 이번 소송이 적어도 향후 3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두 회사 모두 1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승복할 가능성이 적고, 2심과 최종 대법원까지 거칠 경우를 감안한 기간이다.

부산은행 한 관계자는 “SK C&C는 평판리스크 관리에 보다 신경써야 할 것”이라며 “은행 입장에서는 잔금 지급을 지속 예산에 반영해오고 있기 때문에 재펀 결과에 따라 지급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SK C&C는 그동안 평판이 크게 나빠졌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반면 SK C&C는 부산은행과 소송이후에도 산업은행 시스템 운영 아웃소싱, 경남은행 차세대 등을 수주하며 여전히 건재를 과시중이다.

다만, SK C&C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닌데다, 이미 2012년 받았어야 할 돈 126억원에 추가 투입된 인력에 대한 비용은 고스란히 손실로 남고 있다.

물론 SK C&C 전체 매출 1~2% 달하는 금액이지만 소송결과가 향후 SK C&C가 IT서비스업 지속 여부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