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민은행(윤종규 회장 겸임)이 제시한 국민은행 ‘주전산기 사업 재추진 관련 주전산기 전환’ RFP는 4월 은행측이 내놓은 ‘KB 스마트사이징 RFP’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BI코리아>가 입수한 자료는 개방형 표준계열 제안 가능 회사에게 제공된 것이어서 IBM에게 제공된 RFP와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도 RFP에 “유닉스와 메인프레임에 대한 검토 및 평가를 통해 주전산기 기종을 선정하기 위한…(중략)”이라고 밝혀, 오는 11월까지 플랫폼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임을 분명히 했다.

변경된 내용은 4월 RFP에서 논란이 일었던 ▲개발 일정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 연장비용에 대한 조항은 조정됐다.

개발일정은 오는 2016년 2월까지 총 14개월로 산정, 4월 제시했던 13개월보다 1개월 가량 늘렸고, OIO 연장비용은 ‘KB 부담' 원칙을 공식화했다.

◆국민은행 경영진 구성 주목해야 =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 관련 제안요청서가 다시 나오게 된 배경은 4월 14일 IBM 셜리 위-추이 사장의 이메일로 촉발, 전 이건호 행장과 임영록 회장이 갈등을 일으키며 시작됐다.

29일 주요 언론에 따르면, 갈등 이후 두 수장이 퇴임했지만 KB지주 김재열 CIO 등이 ‘국민은행 통신인프라 고도화’ 사업에 깊게 간여한 정황이 있다는 대목을 포착, 발표한 것으로 전했다. <BI코리아 2014년 10월 13일자 ‘검찰, KB금융 IPT 정조준 정황 포착…업계 촉각’ 제하의 기사 참조>

주전산기 전환 관련 고소 고발건을 수사했지만, 엉뚱하게 ‘통신인프라 고도화 사업’이 걸린 것이다.

따라서 신임 윤종규 회장이 이번 주전산기 전환 관련 사업에 얼마나 의지를 갖고 추진하느냐에 사업의 관건이 달렸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적어도 6개월 이상 은행장 겸임이 예상되는 윤 신임 회장의 의중이 아직 구체화 돼 있지 않았고 ‘은행 CIO 및 주전산기 전환 추진위원회’ 모두 실권이 없는 사실상 임시조직이기 때문에 책임성 있는 사업추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덧붙여 윤종규 신임 회장이 옛 주택은행 출신이지만, 현 노조를 제외하면 지지기반이 그다지 넓지 못하다는 대목 역시 ‘논란이 된 대형 IT사업’ 추진력 약화의 배경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 윤모 직원은 윤종규 회장이 은행 이사에 선임되는데 대해 노골적으로 반대,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는 취지의 참고서류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이 윤모 직원은 국민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 321주(0.00008%)를 보유중이다.

이 직원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자료에서 “회장 후보로서 이사후보로 추천된 윤종규는 2003년도 국민카드 합병 관련 탈세하기 위해 1조 6564억원을 분식회계 처리해 금융감독원이 3개월 감봉 처분을 받은 자”라며 “LIG손해보험을 고가에 불법으로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회사의 공익성과 경영의 건전성과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매우 높은 자로 금융지주회사법 제38조에 따라 임원의 자격이 없는 자이므로 이사 선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윤 회장이 은행장 겸임 기간 동안 그리고 경영진 구성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지 여부가 주전산기 전환 추진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윤종규 회장과 같은 광주상고 출신 티맥스소프트 오너 박대연씨의 영업력 및 로비도 이번 사업의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티맥스소프트 모 임원 역시 김재열 CIO가 운영하던 5인회 또는 6인회의 한 멤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안의 관전포인트는 = 국민은행이 내세운 RFP에는 4월 리호스팅 방식의 주전산기 추진이라는 의사를 재확인하는 한편 유닉스시스템은 주전산기 전환과 PMO(프로젝트 관리 조직) 2개 영역을 포함한다고 전했다.

OIO 연장 기간은 2015년 8월부터 2016년 2월까지로 RFP 적시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 연장비용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2013년 5년후 IBM 메인프레임 5만 밉스 이상을 확보하는 비용으로 연간 280여억원을 지급하고 있다”며 “그러나 설리 위-추이 사장은 국민은행이 사용하는 21만 5000밉스를 40만 밉스까지 늘려주는 조건으로 5년간 1800억원대 안팎을 제안했다. IBM OIO 가격은 고무줄”이라고 일갈했다.

유닉스시스템 관련 제안사 윤곽이 나오고, 은행측이 주전산기 전환을 결정할 경우 국민은행은 한국IBM과 연장 기간에 대한 재협상에 돌입해야 하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 LG CNS, SK C&C 움직임은 상반되고 있다.

준법감시 담당 부서 등이 나서 제안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LG에 반해 SK C&C는 적극적인 모양새다.

SK C&C는 지난 4월 국민은행 사업을 위해 대기시켰던 인력을 다른 업무에 투입했다가 최근 플랫폼 등 관련 부서 이동을 준비중인 정황도 포착됐다.

따라서 국민은행 ‘주전산기 사업 재추진 관련 주전산기 전환’ 사업은 우선 플랫폼 선정 후 각종 과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곳곳의 걸림돌 제거가 선행돼야 제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

<4월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 RFP 분석 내용>

지난 4월 30일 입찰공고를 통해 본격화된 국민은행(은행장 이건호)의 ‘주전산기 전환 프로젝트’는 은행, 카드의 메인프레임에서 운영하는 모든 시스템을 유닉스로 전환하는 내용이 골자로 보인다. 12일 <BI코리아>가 입수한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 프로젝트 RFP’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발주한 이번 사업 관련 카드 메인프레임까지 포함된 프로젝트라는 점이 확인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12년, 카드사 분사 당시 은행과 카드가 같이 쓰고 있던 메인프레임의 계약구조를 변경하기 어려웠다. IBM에서 제공하는 할인율을 제공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KB카드는 현재 은행에 메인프레임 사용료로 연간 130억원 가량을 지급하며 임대해 사용중이다. 따라서 이번 사업이 지주 차원에서 은행과 카드를 묶어 발주하지 못하고 은행 발주로 나오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사업범위는 =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 프로젝트는 오는 7월 시작해 2015년 7월까지 총 13개월간 진행된다. <그림1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 단계별 구축일정’ 참조>     ▲ 그림1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 단계별 구축일정’ 전환 대상은 메인프레임 상품처리계(수신, 여신, 신용카드 등) 시스템 기준, 전환 툴을 적용해 자동전환 한 후 테스트 및 오류 수정에 나서게 된다. <그림2 ‘은행 TO-BE 개발/전환 대상 업무 중 상품처리시스템’ 참조>     ▲ 그림2 ‘은행 TO-BE 개발-전환 대상 업무 중 상품처리시스템’ 이로 인한 주변 시스템 예를 들어 MCI, EAI, RDW 등에 대해 부분 변경 개발이 이뤄진다. 아울러 경영계획 및 단위업무 즉 경영계획, 재무회계, 리스크 등 변경개발 없이 전환시스템과 연계 이상 유무를 검증하는 선에서 변환을 마치게 된다. 국민은행 전환 대상 데이터 테이블은 5112개, 인덱스는 8756개, SAM파일은 19만 9080개 등이다. <그림3 ‘주전산기 전환 대상 데이터’ 참조>     ▲ 그림3 ‘주전산기 전환 대상 데이터’ 개발되는 오픈 시스템 아키텍처는 성능, 가용성, 안정성, 유연성 및 확장성을 고려해야 하고, 리호스팅 특성을 고려해 기존 메인프레임 기반 아키텍처를 유닉스 기반의 아키텍처로 현행화해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전환 방안 관련, 국민은행은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인프라, 프레임워크, 인터페이스, 내부관리시스템, 유관 서버업무, 정보보안 등 8개 대응방식을 제안하고 이에 맞춰 제안하도록 RFP에 명시했다. <그림4 ‘국민은행-카드 주전산기 상세 전환 방안’ 참조>     ▲ 그림4 ‘국민은행-카드 주전산기 상세 전환 방안’ 예를 들어, 애플리케이션 전환 관련 국민은행은 전환대상 프로그램 확인 후 코볼/JCL/카피북(Copybook)은 자동전환 툴을 이용해 전환하고, C/어셈블러의 경우 분석·설계·개발을 수행한다. 자동전환 툴에 의해 일관 전환되지 않는 경우 수기로 수정할 예정이다. ◆제안사에 불리한 조항은 = 우선, 이번 사업이 리스크는 프로젝트 기간내에 전환을 컷 오버(Cut-over) 일정이 지연될 경우, 모든 책임을 제안사가 지도록 한 점이다. 제안요청서 내 ‘Cut-over 일정 지연 및 리스크 대응’ 관련 조항에 국민은행은 “(…중략)PoC/BMT를 수행한 결과, 자동전환 솔루션에 의한 전환된 프로그램 완성도가 기대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자동전환 후의 거래검증 테스트 수행과정에서 다수의 오류가 식별되고, 원인식별/조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적시했다. Cut-over 시점을 2015년 7월(IBM OIO 계약만료이전)으로 못박은 국민은행은 RFP에 “제안사에서는 본 프로젝트에서 목표로 하는 Cut-over 일정이 수행사의 귀책사유로 인해 지연될 경우 프로젝트 연장 기간 동안의 프로젝트 비용과 같은 기간 동안의 OIO 계약 연장에 따른 비용을 손해배상액으로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수용해야 함”이라고 밝혔다. 전환 프로젝트 비용을 1000억원 정도로 추산할 때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을 수주한 사업자는 자칫 OIO 연장비용까지 수백억원을 물게 되는 꼴이 될 수 있다. 덧붙여 국민은행은 평주말(2일 연휴)에 본 이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향후 프로젝트 진행 정도에 따라 지속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