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오는 11월 1일 지주사 은행 통합 시점에 완료하려고 했던 우리FIS 은행 통합이 12월 1일로 다소 연기됐다.

22일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사회 부의 날짜, 준비기간 부족 등 이유로 12월 1일로 통합이 연기됐다”며 “큰 쟁점 있다기 보다 우리FIS 법인을 존속시킬 것이기 때문에 우리FIS 먹거리에 대한 실무고민이 반영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감독기관에 보고 및 승인은 진행할 예정이지만, 11월 1일 인력통합이 법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어서 일정 연기에 문제는 없다”고 전했다.

즉 지주사 해체 및 은행 통합은 금융위원회 결정 사항이라 11월 1일에 완료돼야 하지만, 그 후속 조치 성격의 우리카드 및 우리FIS의 우리은행 자회사 편입, 우리FIS 인력 통합 등은 감독당국에 보고하는 절차를 갖고 따라서 일정 연기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우선, 연기의 주요 배경은 11월 1일 우리FIS 통합을 위한 이사회 부의 절차가 완료되지 못한 점이다.

우리FIS가 지주사 자회사로 있기 때문에 은행 자회사로 이전을 위해서는 지주사가 해체된 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 지주 통합 후 첫 이사회에서 결정될 사항이라는 얘기다.

통합 후 우리은행 이사회 일정이 11월말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12월 1일 연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어 우리은행으로 통합되는 인력의 직급 및 연봉조정도 아직 남아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 방침은 몇몇 기준을 정해 직원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주고 동의하지 않는 직원들에 대한 개별협상 등을 거쳐, 설득작업을 거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우리FIS에는 옛 상업, 한일, 평화은행, 넥스비텍, 옛 한일시스템, 현대정보기술, 우리FIS 신입 및 경력 공채직원들이 각 출신별로 받는 연봉이나 직급이 나이나 경력과 다른 형식으로 운영돼 왔다.

우리은행은 각 출신별 가이드라인을 마련, 우리FIS 노조측과 협상을 갖고 있는 중이지만 아직 협상 내용이 우리FIS 직원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동일 출신의 동일 직급이라고 해도, 맡았던 업무나 경력 등 차이에 대해 일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에 이를 조정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은행 판단이다.

문제는 우리은행과 우리FIS의 협상 내용이 직원들에게 공유되고 있지 못하다는 데 있다.

우리FIS 관계자는 “11월 1일 통합이라고 해 놓고 10월 22일까지 은행과 FIS 노조간 협상내용이 직원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며 “어떤 가이드라인도 전달받을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주민등록상 1960, 1961년생 기준 고참 직원들은 은행으로 통합될 경우, 2년안에 명퇴대상자가 된다. 소속 변경 이후 2년내 퇴직의 경우 퇴직금에 대한 과세 표준이 크게 올라가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따라서 우리FIS 내 약 20여명 고참직원들 우리은행 통합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직급 및 직무, 연봉, 퇴직 등 경우의 수가 완전히 정리되지 못한 난제가 인력통합 연기의 배경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우리은행의 우리FIS 인력통합 연기 배경은 우리FIS 법인존속을 결정한 만큼 먹거리를 만들어 놔야 한다는 과제다.

현재 우리은행은 핵심업무를 제외한 각종 시스템 유지보수, 일부 단위업무도 우리FIS에 남겨놓을 예정이다.

예를 들어 퇴직연금, 방카슈랑스 등 시스템이 우리FIS에 남게 될 전망이다.

이 경우 우리FIS는 담당업무 직원을 그대로 상주시키는 한편 이들 업무시스템의 개선, 업그레이드, 신규 투자를 전담할 수 있게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 특화 업무 일부는 우리FIS에 남겨 수익모델로 삼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